공공기관 '숨은빚' 포함 나랏빚 1800兆… 한전 등 "5년간 42兆 감축"

한국전력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된 14개 공공기관이 5년간 총 42조 원의 재정건전화에 나선다. 지난해 14개 기관이 자산매각과 경영효율화를 통해 34조 원의 재정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데 더해 8조 원쯤의 추가 자구노력을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부채는 계속해서 늘어나 35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올해 670조 원에서 오는 2027년 743조 원으로 72조 원쯤 불어날 전망이다. 올해 국가채무가 1134조 원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숨은 빚'으로 불리는 공공기관 부채 670조 원쯤을 더하면 실질적인 나라빚은 이미 1800조 원을 넘어선다.

기획재정부는 1일 '2023~2027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중장기 재무관리계획 제출 기관은 공기업 21개, 준정부기관 14개 등 총 35개다. 이 중 부채가 많은 14개 기관은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됐다.

재무위험기관은 △한전 △발전 5사(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지역난방공사 △LH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석탄공사 △코레일 등이다.

35개 기관의 자산은 올해 985조1000억 원, 내년 1037조8000억 원, 2025년 1074조7000억 원, 2026년 1104조 원, 2017년 1137조7000억 원으로 5년간 152조6000억 원 늘어날 전망이다. LH, 도로공사를 중심으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고속도로 투자 등을 통해 자산이 79조 원쯤 늘어나고 자산관리공사와 주택금융공사의 정책금융 확대 등으로 42조 원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채도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 629조 원(부채비율 203.4%)이던 것이 올해 671조7000억 원(214.3%), 내년 703조5000억 원(210.4%), 2025년 720조8000억 원(203.7%), 2026년 727조9000억 원(193.6%), 2027년 743조7000억 원(188.8%)으로 증가한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72조 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채비율은 재무위험기관의 재정건전화 계획을 수정한 영향으로 25.5%포인트(p)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14개 재무위험기관은 지난해 2022~2026년 자구노력으로 34조 원 규모의 재정건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번에 8조 원쯤의 추가 자구노력 계획을 발굴해 총 42조2100억 원의 재정건전화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분야별로는 △자산매각 7조5000억 원 △사업조정 15조7000억 원 △경영효율화 6조8000억 원 △수익확대 1조4000억 원 △자본확충 10조7000억 원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는 코레일이 1조 원 규모의 부산정비단을 매각하고 KTX 경부선을 늘려 1000억 원의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가스공사는 해외그린수소 사업규모를 조정해 1조4000억 원을 확보하고, 한전은 석탄발전상한제를 유보해 3조 원을 확보할 생각이다. 석탄발전을 줄이는 내용의 석탄발전상한제는 탄소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한전의 영업이익 악화로 제도를 도입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아 유보했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한전은 올해 부채가 121조1000억 원(부채비율 779%)에서 2027년 132조6000억 원(459%)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가스공사는 올해 47조5000억 원(432.8%)에서 2027년 28조1000억 원(203.9%), 코레일은 올해 20조8000억 원(237.2%)에서 2027년 15조2000억 원(159.1%), LH는 올해 154조5000억 원(220.1%)에서 2027년 186조6000억 원(208.2%)으로 각각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재무위험기관의 재정건전화계획 이행실적을 반기별로 점검하고 연간 실적을 지속 관리하겠다"며 "다른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혁신계획과 중장기재무관리계획 상의 자구노력 이행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여 공공기관 부채 상승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한전은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어 차기 사장으로 지명된 김동철 전 국회의원에 대한 선임안을 논의한다.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의결되면 한전 출범 62년 만에 처음으로 정치인 출신이 사장으로 취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