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인구 900만명… 오는 2025년 초고령화 사회 진입시니어 위생용품 시장, 10년 내 6000억 규모 'MZ보단 욜드족'… 패션업계 소비 주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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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생활용품업계가 시니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줄어든 신생아에 비해 시니어(중장년층) 인구의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901만8412명을 기록했다. 2020년 800만명대를 돌파한 지 불과 2년 만에 100만명이 증가했다. 특히 오는 2025년 전체 인구의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도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가 고령층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어 실버산업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면서 "시장 규모는 2020년 72조원에서 2030년 12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
◇ 시니어 위생용품 시장, 10년 내 6000억 규모
고령화 영향으로 시니어 위생용품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니어케어 위생용품 시장은 900억원대로 추정했다. 그러나 세대별 인구로 추산하면 잠재시장 규모는 6000억원 규모로 10년 이내에 유아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봤다.
지난해에도 성인용 기저귀의 생산과 수입량을 합친 공급량도 과거보다 증가했다. 식약처가 발표한 2022년 위생용품 생산·수입규모 집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성인용 기저귀의 공급량은 약 10만7129t으로 2019년 8만6336에 보다 24.1%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어린이 기저귀 공급량은 5만8432t으로, 전년 6만8996보다 15.3% 감소했다. 2019년 7만6145t 보다 23.4% 줄어들었다.
1993년 시니어 위생용품 시장에 진출한 유한킴벌리는 전용 브랜드인 디펜드를 전개하고 있다. 디펜드의 경우 최근 3년 기준 연평균 20%의 성장을 지속 중이다. 언더웨어, 패드, 라이너 등 다양한 제품, 요실금에 대한 인식 전환 등이 어우러지면서 자사 유아용품 매출의 1/4 수준까지 성장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깨끗한나라 역시 지난해 시니어 시장 공략을 위한 성인용 기저귀 브랜드 메디프렌즈를 선보였다. 기존 성인용 기저귀 제품 전체를 리뉴얼하는 동시에 메디프렌즈와 메디프렌즈 디럭스로 브랜드를 이원화했다.
메디프렌즈는 요양시설 사용 특성을 고려한 결합형 특화 브랜드로 속, 겉기저귀, 위생매트, 물티슈 등 총 8개 제품으로 라인업을 정비해 돌봄 편의성을 강화했다. 메디프렌즈 디럭스는 흡수 속도, 흡수량, 착용감을 강화한 고품질로 프리미엄 시니어케어 브랜드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니어 기저귀 시장이 발달한 일본의 경우 성인용 기저귀 매출이 영유아 기저귀 매출을 뛰어넘는 등 성장하고 있어 국내 역시 같은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봤다. -
◇ 'MZ보단 욜드족'… 패션업계 소비 주체로
그동안 패션업계에서 중장년층은 타 연령층보다 소외돼 왔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기대수명이 늘고 시니어 인구가 급속도로 늘면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인터넷 쇼핑 이용자가 증가한 점이 가장 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0대의 인터넷 쇼핑 이용률은 2019년만 해도 44.1%에 머물렀지만 2년 후인 2021년엔 67.8%로 23.7%p 뛰었다. 이 기간 60대와 70대의 인터넷 쇼핑 이용률 역시 각각 20.4%p와 7.6%p 증가했다.
이렇다보니 중장년 세대를 타깃으로 한 패션 플랫폼이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50대 여성을 위한 모바일 패션 플랫폼 퀸잇 운영사 라포랩스는 최근 총 340억원의 B2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퀸잇은 1300개 이상의 입점 브랜드를 전개 중이며 누적 다운로드 540만을 달성했다. 올해 3월부터 월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중년 남성을 위한 바인드도 지난 6월 디캠프, 패스트벤처스, 앤파트너스에서 프리 시리즈A의 투자를 유치했다.
패션업계에서 시니어 세대를 전면에 내세운 광고나 마케팅 행사도 눈에 띈다. 이랜드 폴더는 지난해 10월 모델로 김칠두를 선정하기도 했다. MZ세대의 놀이터로 불리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도 배우 윤여정을 모델로 발탁해 화제가 됐다.
삼성패션연구소는 23년 패션 시장 전망 리포트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밀려 소외됐던 욜드(YOLD)족으로 눈을 돌리는 시도가 필요하다"면서 "욜드는 젊은 층(Young)과 노령층(Old)의 합성어로 젊게 사는 시니어를 뜻으로 이들은 높은 안목을 바탕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해 최근 강력한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