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상수지 48억달러 흑자수출 -6.5% 수입 -21% 감소… 불황형 계속선박·승용차 수출 증가… 반도체 감소폭 줄어여행수지 적자폭 감소… 유가 상승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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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넉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는 계속됐지만 자동차, 선박 등 주요 수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다소 개선의 여지는 남겼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48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5월(19억3000만달러), 6월(58억7000만달러), 7월(35억8000만달러) 이후 넉 달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상품수지는 50억6000만달러 흑자로 5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수출이 537억5000만달러, 수입이 486억8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수출과 수입은 각각 6.5%, 21% 감소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들며 생긴 불황형 흑자다.

    수출 증감품목을 보면 석유제품이 35.1% 감소하며 가장 크게 위축됐다. 반도체(-21.2%), 정보통신기기(-13.7%), 철강제품(-11.1%)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반도체 수출 감소폭은 7월(-33.8%)에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수출은 35.7% 늘었고 승용차는 28.1%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 EU, 미국으로의 수출은 증가한 반면, 중국, 중남미 등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수입은 원자재, 자본재 및 소비재 등 전부문에서 감소했다. 다만 감소폭(-21%)은 7월(-22.7%)에 비해 줄었다. 원유 수입이 40.3% 위축됐고, 가스는 45.9% 감소했다. 곡물(-25.6%), 승용차(-37.4%) 등의 감소도 두드러졌다. 에너지류는 39.1% 쪼그라들었고, 비에너지류는 15.3%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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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비스수지는 16억달러 적자로 16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11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여행수지는 해외여행 수요가 늘었음에도 중국 여행객이 늘면서 전월(14억3000만달러 적자) 대비 적자폭을 줄였다. 유가상승으로 운송수지는 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 수지는 14억70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급료 및 임금은 1억달러 적자를 봤지만,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에서 15억7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이전소득수지는 1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계정은 57억3000만달러 순자산 증가했다. 내국인 해외 직접투자가 34억1000만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 직접투자는 17억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는 30억5000만달러 늘었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10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109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 236억6000만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반기 수출경기가 살아나면 경상수지 개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한은은 내다본다.

    한은의 올해 경상수지 목표치는 270억달러이다. 산술적으로 남은 4개월(9~12월) 동안 매월 4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해야 한다. 50억달러에 육박한 8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이어진다면 목표치 달성은 가능해 보인다. 다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된데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중동 분쟁이 겹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불안요소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8월과 9월 수출 감소폭이 축소되고 4분기 증가전환이 가능하다는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주요 반도체 업체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 장비 공급이 허용된 점은 긍정적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 사태가 발생하며 불확실성이 커졌고 경각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