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기술책임자에서 다시 대표로혹한기 출구전략은 '기술력'
  • 전배문 오브젠 창업자 겸 신임대표. ⓒ오브젠 홈페이지 갈무리
    ▲ 전배문 오브젠 창업자 겸 신임대표. ⓒ오브젠 홈페이지 갈무리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신제품 개발에 집중했던 전배문 오브젠 창업주가 다시 경영 일선에 나선다. 경기 침체에 따라 B2B 업체인 오브젠의 실적도 악화되는 가운데, 20년 넘게 쌓아온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오브젠은 지난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전원 중임을 가결하고 이사회 의결을 통해 전배문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23일 밝혔다. 이형인 전임대표이사는 신사업 발굴과 신규 비즈니스 확장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전배문 대표는 국내 1세대 인공지능(AI) 기술자로, IBM에서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10여 년간 이끌어오다 2000년 오브젠을 설립했다. 설립 당시부터 2021년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하다, 2021년 11월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신제품 개발에 매진해 왔다. 지난 10월 공개된 고객데이터플랫폼(CDP) '오브젠 CDXP+'가 바로 그것이다. 

    현재 마케팅 업계는 '기업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고객관계관리(CRM)에 이어 AI 기술을 접목해 고객에게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초개인화 마케팅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객데이터플랫폼(CDP)이 필요해졌다. CDP는 기업이 여러 소스에서 얻은 고객 데이터를 통합, 관리, 분석하는 플랫폼을 말한다. 

    전배문 대표는 "오브젠은 지난 23년간 시장의 니즈보다 한발 앞선 기술력과 최적화된 비즈니스로 AI마케팅 자동화솔루션 영역에서 독보적인 업체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 펼쳐질 생성형 AI 시대에 디지털 혁신과 전환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새로운 솔루션 출시를 기점으로 2년 만에 대표로 돌아온 것은 CDP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강화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주력 분야인 마케팅 자동화 영역에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단계까지 기술 영역을 확장했다는 평가다. 중장기적으로는 오브젠의 핵심 경쟁력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자 하는 포석이기도 하다.
  • 오브젠 실적 요약, 단위는 억원. ⓒ전자공시시스템 참고
    ▲ 오브젠 실적 요약, 단위는 억원. ⓒ전자공시시스템 참고
    현재 오브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초 기술 특례로 상장한 오브젠은, 첫날 '따상(더블 상한가)'을 기록하며 관심을 모았다.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은 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가량 줄었고, 영업손실도 15억원7000여만원으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불황으로 인해 고객사 예산 감축에 따라 발주가 이연되거나 사업규모가 축소되는 등의 불가피한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다는 것이 오브젠 측 설명이다. 

    오브젠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매출액의 25%를 신제품 개발 및 생성형 AI 기반 솔루션 연구, 금융 합성데이터 구축 등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용구조 개선 및 원가절감 노력으로 매 분기별 실적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비즈니스 분야는 다르지만 코난테크놀로지, 솔트룩스, 알체라, 마음AI 등 AI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타 상장사 역시 비슷한 배경으로 당기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황일수록 소비자의 구매력은 감소하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과정이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CDP 기반의 실시간 개인화 경험 관리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이 오브젠 측이 기대하는 바다.  

    오브젠 관계자는 "금번 신제품 세미나를 통해 오브젠이 보유한 CDXP+ 및 개별 솔루션에 대해 내년 사업 예산에 반영하는 등 고객 니즈를 확인했다"며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불황 속 호황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