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통해 공동체 카르텔 문제 지적대규모 인적 쇄신 예고, 홍은택 대표 등 임원 24명 정조준CA협의체 개편 속도… 지나친 '공론화', 분위기 흉흉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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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이 연일 쓴소리를 내놓으며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 공동체의 만연한 '카르텔' 문제를 꼬집으면서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총괄은 지난 9월 카카오가 직면한 각종 리스크를 잠재우기 위해 CA협의체에 합류한 인물이다. 카카오 공동체의 컨트롤타워 역할은 물론, 임직원의 인사 및 사내 결재 체계 등을 개편하는 작업을 총괄하고 있다. 외부 감시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의 사내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그는 삼성SDS, NHN 부사장, NHN 한게임 대표,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베어베터 대표,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 등을 두루 거친 '벤처 1세대'로 불린다. 과거 삼성SDS에서 이해진 네이버 GIO 및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함께 근무하며 인연을 쌓았다.특히 김 총괄은 삼성SDS 재직 당시 김 창업자와 PC 통신인 '유니텔'을 공동 창업했다. 김 창업자가 한게임 창업 당시 투자유치를 도왔으며, 사회공헌재단인 브라이언임팩트의 이사장을 맡으면서 두터운 인연을 이어왔다.김 총괄이 CA협의체 총대를 맡게된 계기도 카카오를 둘러싼 대내외적 위기 상황을 풀어나갈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 창업자가 김 총괄 영입을 위해 8시간 동안 술을 마시며 회유했다는 일화도 있다.그는 최근 내부 경영 실태를 공개 지적하면서 본격적인 인적 쇄신에 칼을 빼 들었다. 김 총괄은 ▲골프 회원권 ▲평가 및 보상제도 ▲법인카드 ▲데이터센터 건립업체 선정 등 각종 문제를 지적했다. 임직원 회의 도중 욕설을 한 사실도 카카오에 만연한 문제점들에 쌓인 '분노의 결과물'이라는 해석이다.이에 카카오 공동체 조직의 본격적인 대수술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 총괄은 12월부터 법인카드를 클린카드를 변경하고, 평가 및 보상제도 개편을 위한 TF도 꾸리겠다는 구상을 세운 상태다. 특히 기존의 카르텔로 꼽히는 임원들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카카오 임원(미등기 포함)은 총 24명이다. 이들 전원에 대한 물갈이는 아니지만 상당수가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대표적으로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구속된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는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 창업자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홍은택 대표 역시 인사 태풍에서 자유롭지 않은 분위기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카카오 계열사들의 대표(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도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배 대표 구속으로 3명 체제가 된 CA협의체도 개편이 예상된다. 당초 4명 총괄 체제였던 CA협의체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기 위한 인력 충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존 C레벨(최고위급 경영진) 중에서 채우는 것이 아닌 파격적인 인사 가능성도 흘러나온다.다만, 김 총괄의 인사 개편이 대규모로 이뤄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 내부적으로도 회사 문제를 지나치게 공개해 오히려 직원들을 동요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다. 2개월 남짓한 시간동안 카카오 공동체 현안 전체를 파악하고, 문제라고 단정짓기에도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다.업계 관계자는 "김 총괄의 내부 고발에는 조직 쇄신을 반드시 하겠다는 김 창업자의 의지와도 연결돼 있다"면서 "이례적인 물갈이가 예상되는 한편,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