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인터내셔널, HMM 본입찰서 불참… 인수 포기LX인터 "시장 상황, 경영 환경 등 종합적으로 고려"2024년 인사서 구형모 LX MDI 부사장 미포함… 승계 천천히
  • LX그룹이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복합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춰 보수적인 사업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LX그룹의 보수경영 방침은 HMM 인수전 불참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LX를 대표해 HMM 인수전에 참여해 왔던 LX인터내셔널은 지난 8월 HMM 예비 입찰에 참여해 동원그룹과 하림그룹과 함께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됐지만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시장상황과 경영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판단하에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LX그룹은 지난 9월 예비입찰 적격인수후보로 선정 이후 뒤늦게 태스크포스팀(TFT)까지 꾸려가며 인수전을 진행해왔지만 글로벌 불황의 턱을 넘지 못했다.

    LX인터내셔널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5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가량 감소했다. HMM 인수를 위해 최소 인수자금 6조~8조원이 필요한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LX인터내셔널의 3분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2414억원이다.

    시장에선 자회사 LX판토스의 포워딩 사업과 HMM의 해운 사업을 연계하면 종합 물류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LX그룹이 이미 해운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글로벌 해운 수요 저하 등 업황 불황에 대한 우려에 대한 판단이 우세했기 때문에 이번 인수전에서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LX인터내셔널의 3분기 실적은 지난해 호조를 보였던 자원 시황 및 물류 운임이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면서 기저 효과가 발생한 영향을 받았다. 

    HMM 인수를 주도했던 LX인터내셔널은 앞으로는 사업 다각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이달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지분을 1330억원을 투자해 지분 60%를 인수했다.

    대형 M&A에서 발을 뺀 LX그룹은 미래 먹거리 발굴,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는 대신 승계작업은 천천히 진행되는 모습이다.

    LX그룹의 2024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LX MDI 부사장의 승진 여부가 관심을 모았으나 올해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구 회장은 1987년생인 구 부사장과 1990년생인 구연제 씨 등 두 자녀를 두고 있는데 구연제 씨는 아직 LX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만큼 구 부사장이 LX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꼽혀왔다.

    지난해 말 설립된 LX MDI는 올해 1~3분기 매출로 62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손실 9300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번 인사에서 구형모 부사장을 보좌할 수 있는 젊은 임원도 추가되면서 승계 준비는 착실히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서 이사로 승진한 김국현 기획관리 담당과 염민석 재무 담당은 이번에 신임 이사로 선임됐다. 특히 염 신임 이사는 LX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최성관 상무 밑에서 회계 담당으로 일해 왔으며, LX벤처스와 LX MDI 감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