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논란에 택시단체와 간담회... ‘합의문’ 발표택시업계 요구사항 일방적 반영... 승객 목소리는 없어'목적지' 가려 받는 '간접 승차거부' 등 개선 선행 필요플랫폼-택시-승객 '3자' 균형 잡힌 상생방안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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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가 승객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은 채 택시 업계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했다. 고질적인 승차거부, 택시대란을 손볼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지난 13일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업계와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먼저 가해자와 피해자를 연상시키는 단어인 ‘합의문’을 선택한 것은 다소 아쉽다. 마치 카카오모빌리티가 가해자, 택시 업계가 피해자처럼 묘사되기 때문이다. ‘협의안’ 등 대체할 중립적인 단어는 많다.‘합의문’이라는 단어를 채택한 것부터 카카오모빌리티가 대화의 우위를 택시 단체에게 내준 셈이다. 합의문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업계의 요구를 수용하는 내용으로 빼곡하다.가맹 수수료를 2.8% 인하하는 등 택시 기사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착한’ 정책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택시 외관을 광고 상품화해 택시 사업자 및 종사자가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게 하는 것은 과도한 양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업이지 자선단체가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에게 택시 단체들한테 ‘돈을 벌어다줄’ 의무는 없다.반대로 택시단체들이 카카오모빌리티에 내준 것은 단 하나도 없다. 고질적인 택시대란, 승차거부 문제는 ‘합의’가 아닌 ‘지속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장거리 호출은 받고, 단거리 호출은 외면하는 택시 기사들의 ‘달면 삼키고 쓰면 뱉기’식 승차거부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단체와 1대1로 대화하지 말고 승객을 포함시켜 ‘삼각구도’를 형성해야 했다. 독과점의 피해가 택시기사와 승객 모두 미치는 만큼 승객을 협상테이블에 앉힐 명분은 충분했다.승객은 택시단체를 견제하고, 택시단체는 카카오모빌리티를 견제해 일방적인 합의문이 아닌 조화로운 ‘상생안’이 나왔어야 했다.승객이 거짓 목적지를 입력해 택시 기사들이 피해를 입고, 승차거부의 원인을 일부 제공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승객과 택시기사들이 대화할 자리를 마련할 필요도 있었다.물론 윤석열 대통령의 공개적 비판, 금융감독원의 분식회계 조사 등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선 독과점 논란을 신속하게 해소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했고 시간이 촉박했다.하지만 택시단체들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기보단 한 번쯤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더욱 진정성 있게 보이지 않았을까.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용자들과 대화하는 자리 마련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