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모 전 태양시티건설 대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 과정서 회사자산 담보로 맡겨재판 과정에서 도주했다가 12년 만에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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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뉴데일리 DB
    지난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태'와 관련 부산저축은행이 유상증자를 위해 자금조달을 하는 과정에서 부산저축은행의 자회사 태양시티건설이 보유한 골프장 회원권 130억 원 상당을 담보로 제공해 회사에 피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모 전 태양시티건설 대표이사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최경서 부장판사)는 15일 특경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정 전 대표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양 전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은 지난 2010년 1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자산운용사 '햄튼'에 100억 원의 대출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에 정 전 대표는 김 전 부회장의 요청을 받아 태양시티건설이 보유한 골프장 회원권 130억 원 상당 50구좌를 햄튼에 담보로 제공하는 양도담보계약을 체결했다. 태양시티건설은 부산저축은행이 경기도 안성의 골프장 개발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검찰은 지난 2011년 5월 김 전 부회장 등 부산저축은행 사태 핵심인물을 기소하면서 정 전 대표도 불구속 기소했지만 정 전 대표는 재판과정에서 도주했다. 이후 지난 7월 12년 만에 구속돼 재판이 재개됐다. 

    재판부는 "130억 원에 달하는 회사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해 죄책이 가볍지 않고 공판 진행 중에 도주해 재판 절차를 지연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태양시티건설이 이후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양도담보계약이 무효가 됐기 때문에 특경가법상 배임은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게 됐다"면서 "업무상 배임은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의 범행이 미수에 그쳐 태양시티건설이 양도담보계약에 따른 피해를 입지 않은 점, 양도계약의 체결은 피고인이 아니라 김 전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부산저축은행 사태는 부산저축은행이 박연호 전 부산저축은행 회장 등이 설립한 120개 SPC에 고객예금을 불법으로 대출해주고 각종 투기사업을 벌이는 등 9조원대의 금융비리를 저지른 사건이다. 박 전 회장과 김 전 부회장 등 핵심인물과 브로커, 정관계 인사 등 80여명이 기소됐다. 

    지난 2013년 박 전 회장은 징역 12년을, 김 전 부회장은 징역 10년을 각각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