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채무 만기 도래…순차입금 1.9조원·부채비율 478%건설사 부동산 PF우발채무 23조…올해 19개사 부도GS건설 등 신용도 하락…중견사 유동성위기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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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평가 순위 16위 태영건설이 결국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 내 줄도산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 미분양 적체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유동성 위기가 중견·중소 건설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만기가 도래한 부동산 PF 대출 상환 문제 때문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 개발사업과 관련한 480억원 규모 PF 채무 만기가 이날이다.태영건설의 순수 부동산 PF 잔액은 3조2000억원이며 이달까지 만기인 PF 보증채무는 3956억원이다.태영건설의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9300억원, 부채비율은 478.7%이다. 시공능력평가 35위 내 대형·중견 건설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부채 비율이다.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업계에선 부동산 PF에 따른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현재와 같은 분양시장 침체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PF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건설사 부동산 PF 우발채무는 22조8000억원으로 작년 6월말 18조원대비 29% 늘었다. 이는 한기평이 유효등급을 부여한 21개 건설사의 우발채무를 집계한 결과다.이미 줄도산 공포는 현실화되고 있다.국토교통부 통계결과 올해에만 19개 건설사가 문을 닫았다. 24곳이 부도난 2020년 이후 가장 많은 수다. 특히 이달에만 8곳의 건설사가 부도를 냈다.자진 폐업한 건설사도 늘고 있다. 올 들어 누적 종합건설사 폐업신고 건수는 567건을 기록, 지난해 연간(362건)보다 55% 증가했다.건설사들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한기평은 지난 10월 일성건설 신용등급 전망을 BB+(안정적)→BB+(부정적)로 하향했고, 11월에는 신세계건설도 A(안정적)→A(부정적)로 낮췄다.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아파트 시공사인 GS건설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A+(부정적 검토)에서 A(안정적)로 하향 조정됐다. 동부건설의 신용등급도 'A3+'에서 'A3'로 하향됐다.삼성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단기 자금조달 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그간 중소 건설사 중심으로 리스크가 제기됐지만 시공능력순위 30위권 내 대형 혹은 중견 건설사로 신용등급 하향이 이뤄지며 PF 리스크가 건설사로 전이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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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부동산시장 침체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시장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은 중견 건설사들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실제로 태영건설 외에 코오롱글로벌, 신세계건설 등도 PF우발채무로 인한 위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신세계건설 경우 부채비율이 467.9%로 태영건설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다.업계에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벌어진 줄도산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2008년말부터 2011년까지 시장 침체와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겹치면서 시공능력 100위권이내 업체 가운데 약 30%가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로 넘어갔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태영건설 워크아웃 영향으로 건설사는 물론 자재 납품업체나 하도급업체 등 업계 전반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며 "신규대출이나 만기연장, 브릿지론 전환 등 측면에서 금융기관들이 건설사에 대해 더욱 보수적인 방침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한편 정부는 PF 문제가 금융권·건설업권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중이다.최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 이른바 'F(Finance)4' 멤버들이 만나 관련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대통령실도 이날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대해 "시장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