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금운용 가계 2.1조 ↓ 기업 12.3조 ↓예치금 줄고 차입금 늘어… 자금난 가중정부 순자금운용 전환, 재정수지 흑자 영향
  •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사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 물가 상승률은 24.2%에 달했다ⓒ연합뉴스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사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 물가 상승률은 24.2%에 달했다ⓒ연합뉴스
    높은 물가와 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가계와 기업 돈줄이 말라붙었다. 다만 정부는 세입보다 지출을 더 크게 줄이며 자금운용에 여유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자금순환 특징에 따르면 국내부문 순자금운용 규모는 17조9000억원으로 2분기(3조6000억원) 대비 확대됐다. 순자금운용은 금융자산 거래액(자금운용)에서 금융부채 거래액(자금조달)을 차감한 값으로 경제주체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을 의미한다.

    전체 순자금운용 규모는 늘었지만, 경제주체별로는 사정이 엇갈렸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금운용 규모는 26조5000억원으로 2분기 28조6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 감소했다. 금융 예치금 및 채권 운용 규모가 줄어들며 자금운용 규모가 9000억원 감소했고, 반대로 금융 차입은 1조2000억원 늘어나면서다.

    기업(비금융법인) 순자금조달 규모는 33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21조1000억원 보다 확대됐다.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금융 예치금이 큰 폭 감소했고, 상거래신용이 감소함에 따라 금융기관 차입액이 24조1000억원 늘었다.

    정부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7조1000억원으로 2분기 순자금조달(-8.7조원)에서 순자금운용으로 전환했다. 국채 발행을 줄이면서 자금조달 규모는 줄어든 반면, 통합재정수지가 24조3000억원 흑자전환 했기 때문이다.

    3분기 국내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은 1경135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고,  금융부채는 7368조원을 기록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3989조3000억원으로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1.54배로 2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금융자산은 예금이 45%로 가장 비중이 컸고 보험 및 연금준비금(26.8%),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21.7%) 순이었다.

    송재창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 순자금운용액이 2분기 연속 감소했고 기업부채 증가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GDP 역시 증가하고 있고 4분기 부동산 둔화세를 지켜봐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 ▲ 경제부문별 자금운용 및 조달 차액ⓒ한국은행
    ▲ 경제부문별 자금운용 및 조달 차액ⓒ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