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화두 'AI'… 150개국, 4000여 업체 참여가전 넘어 모빌리티 확장삼성·LG·SK·현대차 돋보여재계 총수들 미래먹거리 찾기 위해 종횡무진
  • ▲ CES 2024가 열린 LVCC 센트럴홀 전경 ⓒ장소희 기자
    ▲ CES 2024가 열린 LVCC 센트럴홀 전경 ⓒ장소희 기자
    9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올해는 본격화된 AI(인공지능)이 CES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많은 기업이 전시에 참가하고 관람객들이 밀려들면서 세계 최대 전자쇼라는 명색을 다시금 확인했다.

    올해 CES는 총 4000여 개 기업들이 참여해 역대급 규모로 열린만큼 주최측인 미국 CTA 추산 참관객 수인 13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전시관이 꾸려졌고 일본에선 소니와 파나소닉, 샤프 등이 큰 규모 전시관을 마련해 관람객 몰이에 나섰다.

    미중관계 악화 이후 중국업체들의 참여가 대폭 감소했고 그 여파가 올해 CES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중국 대표 전자기업인 TCL과 하이센스 등 일부만 대규모 부스를 차려 관람객들을 맞이했고 그 외에는 로봇, 헬스케어, 모빌리티 분야 중소 규모 기업들과 스타트업들 참가만 이뤄졌다. 전체 참가업체 수도 여전히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 ▲ 소니 혼다의 모빌리티 '아필라' 전시 모습 ⓒ장소희 기자
    ▲ 소니 혼다의 모빌리티 '아필라' 전시 모습 ⓒ장소희 기자
    당초 소비자 가전 전시회로 출발한 CES가 이제는 IT와 가전 전시를 넘어서 AI, 이동통신, 반도체, 모빌리티, 로봇,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분야를 총망라하게 됐다는 건 이미 익숙한 사실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올해는 'AI'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가전이나 IT 제품 전시보다는 AI 기술 플랫폼, 서비스, 모빌리티 등이 중심이 되는 전시 흐름이 나타났다.

    특히 전자기업들의 모빌리티에 관한 관심이 더 드러난 전시였다. 한국과 중국 전자기업들에게 자리를 상당부분 내준 일본 기업들은 이제는 완전히 모빌리티 중심으로만 CES 전시를 꾸리고 얼핏 보면 모터쇼에 온 것 같은 착각까지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전자기업들도 모빌리티 분야에 진심이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전장 자회사 하만(Harman) 전시를 내부로 끌어들여 모빌리티와 전장 분야에서 더 많은 제품과 솔루션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고 LG전자는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카인 'LG알파블'을 이번 CES에서 처음 공개하면서 관람객들이 직접 미래차를 통한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느껴볼 수 있게 했다.
  • ▲ 지멘스의 로봇 팔 제품 전시 모습 ⓒ장소희 기자
    ▲ 지멘스의 로봇 팔 제품 전시 모습 ⓒ장소희 기자
    로봇 전시도 해마다 CES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분야지만 올해는 AI를 만나면서 더 중요 전시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개막 전날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AI컴패니언 '볼리(Ballie)'를 깜짝 공개하면서 주목을 한 몸에 받았고 LG전자도 AI 에이전트가 집안을 관리하고 집사 역할을 하는 시연을 보여줘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LG전자 AI 에이전트는 나란히 서서 음악에 맞춰 춤 추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하지만 로봇 산업 주도권은 여전히 중국이 쥐고 있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중국은 전체 CES 전시 참여에는 소극적이었지만 로봇 전시장에선 다수 업체가 참여해 주름 잡았다. 다만 예년보다는 핵심 로봇업체들이 전시에서 빠져서 다양한 로봇을 살펴보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 ▲ 월마트 전시장 내 물류체인 전시 모습 ⓒ장소희 기자
    ▲ 월마트 전시장 내 물류체인 전시 모습 ⓒ장소희 기자
    CES 전시 범위가 무한 확장하면서 유통이나 뷰티 산업 기업들이 참여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미국 최대 유통 공룡인 월마트는 이번 CES에 참가해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에 나서 AI와 IT가 유통 산업에 결합해 이룬 결과들을 선보였고 야외 전시장에 부스를 꾸리고 관람객을 맞았다.

    뷰티·화장품업계 독보적 기업인 로레알도 이번 CES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IT와 AI 기술이 뷰티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앞으로의 미래상을 밝혔다. 그 밖에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신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흥미를 이끌었다.
  • ▲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LG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세계 최초 무선 투명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 15대로 구성된 미디어 아트를 감상하고 있다. ⓒLG전자
    ▲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LG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세계 최초 무선 투명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 15대로 구성된 미디어 아트를 감상하고 있다. ⓒLG전자
    CES에서 최대 전시에 나서는 양대산맥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도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력을 뽐내며 대규모 전시장에 가득찬 인파로 성황리에 전시를 마무리했다.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참가업체 중 가장 넓은 3934㎡(약 1192평) 규모로 전시관을 마련하고 ▲지속가능성 ▲스마트싱스 에코시스템을 지속 부각하고 동시에 글로벌 테크 리더로서 AI 기반 신제품과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LG전자는 2044㎡ 규모로 전시관을 꾸리고 일상 모든 공간에서 AI 중심 스마트홈을 제안했다. 세계 최초 투명·무선 4K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CES를 방문한 관람객들이라면 누구나 찾아보고 감탄하는 대표 제품이었다.

    SK그룹은 7개 계열사가 함께 그리는 미래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 '행복'을 주제로 'SK원더랜드'를 꾸몄다. 놀이동산처럼 여러가지 라이드를 차려두고 AI와 지속가능성 기술 등을 접목해 관람객들이 놀이기구를 즐기면서도 SK의 기술과 비전을 직접 느낄 수 있게 했다.
  • ▲ 현대차그룹이 이번 CES에서 첫 공개한 S-A2 기체 모형 ⓒ김재홍 기자
    ▲ 현대차그룹이 이번 CES에서 첫 공개한 S-A2 기체 모형 ⓒ김재홍 기자
    현대차그룹은 2009년 처음 CES에 참가한 이래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7개 계열사가 총출동했다. 이 중 현대차, 기아 등 5곳이 전시 부스를 꾸렸으며, 총 전시공간은 6437㎡에 달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소프트웨어,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전시를 선보이며, 미래 자동차 분야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 ▲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을 안내하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장소희 기자
    ▲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을 안내하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장소희 기자
    CES를 방문한 총수들과 유명인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도 직접 CES에 참관해 직접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부스를 돌아봤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CES에 출동해 주목 받았다. 가수 지드래곤이 AI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CES 관람에 나서 큰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 엔데믹이 공식 선언된 이후 완전히 정상화된 CES가 나흘 일정을 끝으로 폐막하면서 이제 시선은 내년 CES 2025로 쏠린다. 내년 CES는 2025년 1월 9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똑같이 나흘 간 열릴 예정이다. 올해 CES 핵심 주제였던 AI가 내년 CES에도 화두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