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롯데쇼핑·현대백화점 등 주가 약세올초 저PBR株 호재에 반짝 상승 후 하락길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및 주주환원책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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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저PBR 종목이 뜨고 있는 가운데 유통주는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 주요 기업들은 주주총회가 대부분 마무리된 상황에서도 연일 파란불을 켜면서다. 주주환원 정책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심리가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통 대장주들의 주가가 대부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한 달 새 10% 이상 하락했다. 롯데쇼핑은 2월7일 종가 9만1100원까지 급등했으나 전일 기준 7만2900원으로 내려앉았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한 달새 각각 11%, 12% 넘게 급락했다. 이마트 주가도 8% 빠졌다. 지난달 5일 8만7000원대까지 올랐지만 현재 6만8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호재 종목으로 지난 1월 중순 이후 20% 이상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편의점 대장주인 GS리테일과 BGF리테일의 주가도 약세다. 한 달 전 2만2000원대에 거래되던 GS리테일은 전일 기준 2만600원으로 떨어졌으며, BGF리테일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하회가 예상되면서 연일 파란불을 켰다.

    유통 종목과 함께 저PBR 업종으로 꼽히는 은행·보험·지주 등은 아직 기대감이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되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유통주가 기업가치 상승 한계에 부딪혔다고 입을 모은다. 유통업계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실제 이마트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469억 원의 적자를 냈다. 본업 매출액도 2.1% 하락했다. 롯데쇼핑도 5년째 매출액이 감소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이들의 실적 개선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저PBR 수혜를 받으려면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동반돼야하기 때문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통주 중 PBR 1배 미만 종목 중 ROE가 10%를 넘는 경우는 없고, 현대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100%를 상회한다"며 "본업에 대한 실적도 하향되고 있고 재무건전성도 취약한 만큼 우려 상쇄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존 대형 유통사들이 성장을 위한 전략, 수익성 회복을 위한 노력, 시장 변화에 걸맞은 대응을 적극적이고 절실하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열렬한 밸류업 구호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맥을 못 출 가능성이 높다"라고 짚었다.

    실적개선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유통업체들은 주총에서 배당확대 등을 내놨지만 이 외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할만한 주주환원책은 부재했다는 게 시장 평가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유통종목의 향후 핵심은 주주환원율 제고 여력과 기대 배당수익률인데 재무 건전성이 다소 취약한 기업들도 있어 주주환원을 위한 재원 마련이 원활할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테마형처럼 단기 주가 급등 후 하락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