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8만원 돌파 후 신고가 경신 중'어닝 서프라이즈·대만 지진' 주가 견인증권가 "주가 중간 수준, 목표치 11만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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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재차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엔비디아 발(發) 영향에 더해 실적 개선까지 맞물리며 주가 상승세가 이어졌다. 연초만 해도 '8만 전자'를 외쳤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9만 고지를 넘어 '10만 전자'에 대한 꿈을 키우는 분위기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은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를 뛰어넘었다. 1분기 기점으로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면서다. 최근 한 달 사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은 12.45%로 엔비디아 4.37% 대비 3배 가까이 달했다. 

    엔비디아는 올 들어 그야말로 AI 분야 최고 수혜주로 꼽히며 2월 말까지 60% 이상 주가가 뛰었다. 그러나 지난달 들어 주가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 상승은 엔비디아의 존재감이 컸다.

    지난달 19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발언이 기폭제가 된 것이다. 황 CEO는 미국에서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용하고 있냐는 질문에 "아직 사용하고 있지 않다"라면서도 "현재 테스트 중이며 기대가 크다"라고 언급했다.

    젠슨 황 CEO 발언 이후 삼성전자는 일주일 만에 8만 원을 돌파해 지금까지 6번의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뿐만 아니라 1분기 깜짝 실적도 삼성전자 주가를 띄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6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31.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삼성전자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 원)보다도 많은 수치다.

    예상치 못한 외부 환경도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3일 대만에서 고강도 지진이 발생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에 호재로 떠올랐다는 평이다. 시장에서는 TMSC 등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한국·미국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측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한 펀드매니저는 "TSMC 차질 여부가 가장 중요하며 이상이 생길 경우에는 무조건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며 "현재로선 당장의 4나노 이하 파운드리 TSMC의 대안은 삼성전자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HBM 공급과 레거시 제품의 수요 증가에 따라 실적 전망 속도는 예상보다 가파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엔비디아에 HBM3E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올해 연간 실적 추정치도 상향하면서 목표주가를 적게는 9만5000원에서 최대 11만 원으로 높이고 있다. 그 중 KB증권은 목표주가를 11만 원으로 제시하며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제시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은 310조 원, 영업이익은 34조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 41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메모리 반도체의 손익 개선과 지난해 최대 수주(160억 달러)를 기록한 파운드리 사업이 올 하반기부터 흑자전환 가시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개선은 메모리 실적 개선에 따라 DS 사업부를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라며 "당초 메모리 업계의 가동률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급 악화 가능성을 고려해 하반기 가격 전망을 다소 보수적으로 추정해왔으나 예상 대비 우호적인 수요 환경과 HBM 믹스 개선 등을 고려해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