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전년比 22% 증가한 1779억원…업계 1위 신한카드 추격 고삐취급액 2% 감소에도 무수익 혜택 최소화-마케팅 감소 등 효율성 높여연체율, 업권 최저 수준 지속 관리…차입 포트폴리오 개선으로 건전성도 확보요주의여신총액 증가, 중·저신용 고객자산 비중 확대 등 잠재부실 우려는 과제
  • ▲ 삼성카드. 사진=권창회 기자
    ▲ 삼성카드. 사진=권창회 기자
    삼성카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내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취급액은 다소 줄었지만, 수익성이 증가하면서 효율성이 강화됐다는 평이다. 연체율 역시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잡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여전히 고금리 상황이 지속하는 만큼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잠재부실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는 지속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1분기 순이익은 1779억원으로, 전년동기 1455억원에 비해 22.2% 증가했다. 순이익 규모는 업계 1위인 신한카드(1851억원)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증가세는 더 가팔랐다. 신한카드는 전년동기 1667억원에 비해 1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2412억원으로, 전년동기 1918억원에 비해 25.7% 증가하면서 신한카드(2401억원)를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앞서 삼성카드는 2022년과 지난해에도 영업이익에서는 신한카드에 앞섰다. 그럼에도 순이익이 신한카드보다 다소 적은 것은 법인세 연결납세 제도로 인한 법인세 인하 효과 여부 때문이다. 금융지주 100% 자회사의 경우 이를 통해 법인세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1분기 카드결제 취급액은 39조원으로, 전년동기 41조원에 비해 2.99% 줄어들었다. 이 중 개인·법인 신용판매(신용카드 일시불 및 할부) 취급액은 35조원이며 금융부문(장·단기 카드대출) 4조2478억원, 할부리스사업 917억원으로 집계됐다.

    취급액이 감소했지만, 순이익이 개선됐다는 것은 수익 효율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실제 삼성카드는 국세, 지방세, 자동차 결제시장 등 업권 내 대표적인 무수익 자산에 대한 마케팅 비용을 대폭 축소했다. 국세 및 지방세 납부에 대한 무이자할부 혜택을 중단하는 한편, 자동차 구매시 주는 캐시백도 최소화했다. 고금리 환경에 맞춰 효율 중심의 경영기조를 강화하면서 악화한 업황에서도 내실을 챙길 수 있었던 이유다. 

    삼성카드는 감소한 취급액 역시 업황이 안정되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무수익성 자산의 마케팅 비용 규모가 점유율 확대로 쉽게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1분기 판매관리비는 4681억원으로, 전년동기 4854억원에 비해 3.56% 줄어들었다.
  • ▲ 삼성카드. ⓒ뉴데일리경제 DB
    ▲ 삼성카드. ⓒ뉴데일리경제 DB
    ◇연체율, 업권 최저 수준 유지…차입구조 다각화로 건전성도 제고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수익 효율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건전성도 잡았다.

    1분기 삼성카드의 연체율은 1.06%로, 전년동기 1.14%에서 0.8%p 개선됐다. 분기별 추이 역시 △2023년 2분기 1.10% △3분기 1.06% △4분기 1.17%에 이어 업권 최저 수준을 지속하면서 타사보다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평이다.

    경쟁사들의 경우 고금리 기조에 따른 연체율 상승으로 건전성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신한카드의 경우 연체율이 1.56%로 9년 만에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고, 하나카드는 1.64%에서 1.94%까지 뛰었다. 통상 카드사 연체율이 2%에 진입하면 위험 수준으로 인식한다.

    삼성카드의 경우 ABS 발행량을 늘리는 등 차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우량고객 중심 영업 등 내실경영 기조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의 1분기 ABS 발행 비중은 21.2%로, 전분기 17.0%에 비해 4.2%p 상승했다. 회사채, 일반대출, 단기사채 규모가 모두 감소했지만, ABS만 3조6312억원 발행했다. 이에 따라 이자비용도 전분기대비 1.2% 감소한 1233억원을 기록했다.

    설용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에서 다른 은행계 카드사들과 달리 건전성 지표가 안정화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지난해부터 위험차주에 대한 한도 축소 등 선제 리스크 관리를 지속한 결과 연체율이나 부실채권(NPL) 비율 등이 어느 정도 안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요주의 등 연체채권 잔액 증가 및 고객 신용도 저하는 '체크포인트'

    다만 업황 악화로 연체채권 잔액 자체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채권 잔액은 모두 3052억원으로, 전년 말 2440억원 대비 25.0%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3152억원까지 늘어났던 연체채권은 3분기 2816억원까지 줄어들었으나, 4분기 들어 다시 증가했다.

    특히 잠재부실 위험관리가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5%로, 0%대의 우수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년 말 0.72%에 비해 상승폭도 0.23%p로 크지 않다.

    하지만 부실 이전의 요주의여신까지 범위를 확대할 경우 그 비중은 4.3%로 늘어난다. 전년 말 3.24% 대비 1.06%p 확대된 수준이다. 전체 채권 규모는 줄었지만, 요주의여신 총액이 전년 말 6841억원에서 8655억원으로 26.5% 늘어나면서다.

    본업인 신용판매부문 고객들의 신용도도 소폭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는 감사보고서상 고객의 신용등급을 1~10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회사와 시장의 신용이력, 연체정보, 상환이력, 부채수준 등 변수를 기반으로 연체 확률을 점수화한 것이다.

    지난해 말 삼성카드의 신용판매 자산(상각 후 원가 측정 기준)은 총 18조원으로, 이 가운데 1~4등급 고신용 고객 자산 비중은 77.0%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 78.1%에 비해 1.14%p 줄어든 수치다. 반면 5~6등급 중신용자 비중은 15.7%에서 16.9%로 1.11%p 확대됐고, 7~10등급 저신용자 비중도 6.05%에서 6.11%로 0.06%p 늘어났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비용 효율화를 통해 1분기에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고 체계적인 자산건전성 관리로 비용이 감소하면서 연체율도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 이후에도 상당 기간 고금리 상황이 지속하고 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충당금 적립 등 자산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내실 기반의 효율경영으로 수익성 확대를 통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