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 네카오 올 들어 주가 20% 이상 뚝경영 리스크·업황 둔화·성장 모멘텀 부족실적 전망도 '먹구름' 증권가 목표주가 하향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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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 사 로고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IT 플랫폼 업종 '국민주'로 통했던 이들은 경영 리스크 등 각종 악재는 물론 성장 모멘텀 부재에 직면하며 시가총액도 물 흐르듯 빠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양 사의 주가 흐름은 정체된 상태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5일까지 각각 25.0%, 23.6%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7.8%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IT 대장주들은 딱히 '효자 노릇'은 하지 못한 셈이다.

    시가총액도 크게 휘청거렸다. 상반기 기준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17조 원 넘게 빠졌다. 순위 역시 네이버는 지난해 말 기준 9위에서 현재 기준 11위로, 카카오는 14위에서 18위까지 밀려난 상태다.

    고금리 기조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양 사의 각종 리스크가 주가 하락에 불을 지폈다는 평이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최근 '라인야후 사태'로 라인야후 지분 강제 매각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며, 네이버웹툰의 모기업인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나스닥 상장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부담까지 가중됐다.

    외국인들이 이들 종목을 대거 순매도한 점도 주가 하방 압력을 높였다.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네이버를 1조2460억 원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았으며 카카오도 1690억 원어치를 처분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말 기준 네이버의 외국인 주식 보유율은 43.63%였다. 이는 2008년 12월 9일(43.52%) 이후 15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카카오의 외국인 주식 보유율은 지난 3월 초 28%대까지 증가했으나 점차 감소해 지난 4일 27.10%까지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네카오를 매집한 개인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내를 떠나 해외 증시를 향하는 발걸음을 가속하는 와중에도 이들의 주식을 쓸어 담았다. 올해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에 유입된 개인 순매수는 각각 2조1260억 원, 1770억 원에 달한다.

    외국인·기관 등 '큰 손'들을 끌어모을 성장 모멘텀도 없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알리·테무·쉬인 등 중국 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진출 등에 따른 경쟁 심화로 높은 커머스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이런 상황에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24곳이 제시한 네이버와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각각 4430억 원, 1447억 원으로 한 달 전 대비 0.9%, 2.8% 감소했다.

    겹친 악재에 증권사에서는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웹툰 관련 마케팅 비용·상장 비용 출혈 전망에 기존 26만 원대에서 25만 원 밑으로 목표치가 떨어진 상태다.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라인야후 매각 이슈로 장기 해외 확장 스토리가 깨지며 밸류에이션 확장이 막혔다는 점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상황은 더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일부 증권사는 5만1000원까지 목표가를 하향 조정한 사례도 있다. 인공지능(AI) 주축으로 한 산업 재편 과정에서 새로운 성장 산업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SM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고 있는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리스크도 주가 피로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연구원은 "AI를 주축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빅테크의 공세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카카오의 정체성과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