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후 월 1000만원 이상 수준서 400~500만원으로 하락과열 경쟁에 '워라밸 보장' 미용GP 선택지 축소요양병원에도 지원자 급증하지만 … 경영난 탓에 난감가을턴 모집서 수련병원 복귀가 현명한 선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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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성진 기자
    사직 처리된 전공의 7648명이 대거 일반의(GP) 신분으로 미용, 요양병원으로 몰리고 있다. 수요 대비 공급이 높은 상황이라 통상 세후 월 급여 1000만원에서 절반 이상 깎여 전공의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 됐다. 

    특히 개원가 원장들은 사직 전공의를 오는 9월이나 내년 3월 전공의 모집시에 수련병원으로 떠날 단기 인력으로 인식하고 있어 정상 채용이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 구직대란이 현실로 드러났다. 의료대란 시작부터 전문의 수련을 포기하고 일반의로 남아 소송 위험도 적고 돈도 되는 미용 분야로 대거 진출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의대증원을 반대하면서도 의업을 유지하며 살 길을 찾겠다는 전공의들의 의지가 투영된 것인데 제한된 시장에 갑자기 공급이 넘쳐나니 난감한 상황이 포착되고 있다. 

    소위 미용GP의 급여는 경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월 1000만원 이상은 보장됐는데 이제 절반 이하인 400~500만원 선으로 낮아졌다. 피부과 외 성형외과, 정형외과 등 타과 개원가로의 진출도 가능하지만 일반의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현재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사직 전공의 구인구직 채널 역할을 수행 중이다. 각 진료과 의사회와 연계해 전공의 매칭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자영업자인 개원가 원장들이 무리하게 사직 전공의를 뽑을 이유는 없다. 한계에 직면한 것이다.

    앞서 박단 전공의 대표가 월 1000만원의 급여를 보장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를 충족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그간 외면받았던 요양병원에 노크하는 전공의가 많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단기 근무 인력을 뽑기 어렵다는 시선이 존재하고 급여 역시 충족시킬 수 없다는 기조가 형성됐다.

    요양병원협회 고위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상당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해 전국적 도산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사직 전공의를 모집할 곳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며 "높은 수준의 급여를 지급할 수 있는 곳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했다.

    이어 "사직 전공의는 현재의 갈등 상황이 풀리면 수련병원으로 돌아갈 준비를 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때문에 단기 근무 인력으로 채용해야 하는데 요양병원계는 이를 수용할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과거 국내 의사들의 9할 이상은 전문의를 획득하는 것이 당연시됐다. 점차 기피과 문제가 심화하며 미용GP를 선택하는 일반의 비중이 단계적으로 높아져 15~20% 수준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올해 수련을 포기한 전공의들이 대거 일반의 자리를 노리면서 과열 경쟁만 발생하고 있다.
     
    서울소재 수련병원 원장은 "떠난 전공의가 제자리를 찾고 정상적으로 의료체계로 돌아가야만 환자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다"며 "구직도 어려운 애매한 상황에 처하지 말고 가을턴 모집에 돌아오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수련을 포기한 전공의가 개원가로 향해 구직대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의대 본과 4학년생들이 의사국시 지원을 10%밖에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내년도 전공의 모집도 전멸에 가까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환자 피해 최소화를 위한 의정 대화 채널 형성이 시급하다는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