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286억 달러”… 골드만 삭스 “그 이상”SK·삼성 반사이익… HBM 특수 당분간 지속될 듯“블랙웰 출시에 공급 부족 심화 할 수도”
  • ▲ 엔비디아 산타클라라 본사 전경.ⓒ엔비디아
    ▲ 엔비디아 산타클라라 본사 전경.ⓒ엔비디아
    엔비디아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급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당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계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8일(현지시간) 2025회계연도 2분기(2024년 5~7월) 실적을 공개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엔비디아가 1분기에 자체 발표한 2분기 실적 전망치는 280억달러다. 직전 분기 대비 7.5% 가량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엔비디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투자붐에 힘입어 2분기 매출 286억달러를 거둘 것이라 전망했으며, 골드만 삭스는 엔비디아가 월가 전망치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매출액 300억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 분기 매출은 2023년부터 자체 전망치를 8~19% 넘어서고 있다. 1분기에도 매출 260억4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246억5000만달러)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이번에도 실적 전망치보다 8%만 웃돌아도 매출은 300억달러를 돌파하게 된다. 

    엔비디아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하반기 국내 메모리 업계의 실적 개선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칩 필수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말부터 5세대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중국용 AI칩에 탑재되는 4세대 HBM인 HBM3을 공급하고 있다. 

    양사는 AI 훈풍을 탄 HBM과 고성능·고용량 낸드플래시 수요가 치솟으면서 올해 들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 매출액 28조8529억원, 영업이익 8조3546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32.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조2844억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2분기에는 반도체 최대 호황기였던 2018년 이후 분기 기준 3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HBM과 기업용 스토리지(eSSD) 등 AI메모리 수요 강세와 함께 D램과 낸드 제품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고,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환율 효과가 더해지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매출액 145조9800억원, 영업이익 17조49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1202.8%나 늘었다. 모든 영역의 실적이 골고루 개선됐지만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역할이 컸다. 전 세계적으로 AI 열풍이 불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출하량이 늘고 가격이 오르면서 실적 개선 폭이 확대됐다.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AI 열풍이 상반기를 넘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과 자동화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면서 고성능 연산을 지원하는 GPU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GPU 시장 점유율은 업계 추정 80% 이상인데, GPU 시장의 큰 주요 시장만을 따져봤을 때 이미 90%를 훌쩍 넘는다. 테크인사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지난해 데이터센터용 GPU 출하량은 376만대로 2022년 264만대보다 40% 증가했는데, 해당 분야 시장 점유율 98%에 달한다.

    엔비디아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등 여러 빅테크들이 HBM을 활용한 자체 AI 칩을 만들며 추론용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HBM 수요를 뒷받침한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이미 내년 물량까지 HBM이 품절된 상태인데다 HBM3E 12단 공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도 HBM3E와 관련해 양산준비승인(PRA)을 끝내고 양산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 내 HBM3E의 매출 비중이 3분기 10% 중반을 넘어서고,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우려와 달리 내년 상반기 HBM3E 12단 수요는 엔비디아의 신제품 블랙웰 출시 효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며 오히려 공급 부족이 심화될 수도 있다”면서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세도 더욱 가팔라 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