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8일 엔비디아 2분기 실적 공개 앞두고 시장 이목 집중파월 피벗 선언에도 국내 증시는 숨고르기 엔비디아 3분기 가이던스 주목…AI 거품론 잠재워야 반도체株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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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피벗(정책 전환) 선언에도 국내 증시는 숨죽이고 있다. 오는 28일(현지시각) 발표될 예정인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가 향후 국내 증시의 투심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14%(3.69포인트) 하락한 2698.01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역시 0.84% 하락해 766.79로 장을 마감했다.
'잭슨홀 훈풍' 영향으로 직전 최고점 부근까지 상승한 미국 증시와 대조적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각)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통화정책을 조정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밝히면서 주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한 바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정책)방향은 분명하다"며 "(인하)시기와 속도는 앞으로 나올 데이터, 변화하는 경제전망, 위험 균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플레이션이 현재 연준 목표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안정적으로 회복하고 있다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다렸던 파월의 금리 인하 시그널에도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건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초에 비해 하반기 반도체 주가가 주춤한 건 'AI 거품론' 탓이다. 최근 엔비디아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이후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시장은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은 물론 AI 투자 정점론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만큼의 3분기 가이던스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선 2분기 실적 역시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이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예상치로 순익은 전년 대비 109%, 매출은 99%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린 치크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애널리스트는 "모멘텀이 실적 발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메타와 아마존, MS와 같은 회사들이 모두 엔비디아 칩을 바탕으로 AI 서비스를 확장하려는 열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시장의 높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나 이번 실적은 역사적으로 변동성이 큰 편에 속하는 9월을 앞두고 발표된다. 투자리서치기업 CFRA데이터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S&P500지수의 월별 평균 수익률은 9월(-0.78%)이 12개월 중 가장 낮았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의 매트 스터키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서) 알고 싶어하는 가장 큰 부분은 지속 가능성과 올해와 내년에 수요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세대 AI 그래픽칩(GPU) '블랙웰' 공급 지연 악재로 최근 주가가 내렸던 만큼 이에 대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입장 표명도 주목된다.
엔비디아의 이번 발표는 전반적인 시장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자체보다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블랙웰 및 매출총이익률(GPM) 가이던스가 대선 전까지 미국 증시와 테크 섹터의 중요한 퍼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엔비디아의 향방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 주가의 추가 상승이 달린 만큼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향후 증시 방향을 결정 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이번 분기 실적은 엔비디아 주가 자체의 전고점 돌파 여부를 넘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전반적인 반도체 업종을 둘러산 피크아웃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