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프리미엄 TV 출하량 44%↑·매출 28%↑中 주력 미니LED 급성장… OLED 앞질러LCD 패널 주도권 확보로 가격 경쟁력 갖춰“경기침체에 미니LED 호황… 프리미엄 시장 위협”
  • ▲ 2023년 2분기와 2024년 2분기 제조사별 프리미엄 TV 출하량.ⓒDSCC
    ▲ 2023년 2분기와 2024년 2분기 제조사별 프리미엄 TV 출하량.ⓒDSCC
    저가 TV 공세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중국업체들이 한국기업들의 텃밭이라 불리던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중국의 TCL과 하이센스, 샤오미 등이 공격적인 가격의 미니LED TV를 앞세워 글로벌 1위 삼성전자 맹추격에 나선 것. 

    28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프리미엄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DSCC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미니LED, QLED TV 등을 프리미엄 TV로 정의한다. 

    2분기 프리미엄 TV의 매출액도 28%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TV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며 2022년과 2023년 8분기 연속으로 프리미엄 TV의 매출은 감소했지만 올해 들어 1분기와 2분기 연속 반등에 성공했다. 파리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힘입어 유럽과 미국 등 선진 시장의 수요가 늘어난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미니LED TV의 출하량과 매출 증가가 전체 프리미엄 TV 시장 성장세를 견인했다. 미니LED TV는 광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 주변에 100~200마이크로미터(1㎛=100만 분의 1m) 크기의 LED를 촘촘하게 넣은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TV다. 기존 단점인 명암비 등을 개선한 프리미엄 LCD TV로 분류된다. 백라이트 없이 자체적으로 발광하는 OLED TV보다는 색재현력이 떨어지지만 생산비용이 낮아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DSC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니LED TV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68%, 매출은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반면 OLE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21% 증가했고, 매출 증가는 전년 대비 5% 증가에 그쳤다. 미니LED TV가 출하량과 매출에서 OLED TV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니LED TV의 수요가 늘며 중국 업체들의 프리미엄 TV 시장 내 입지도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하이센스는 출하량이 전년 대비 157% 증가하며 프리미엄 TV 출하량 기준 2위 자리에 올랐다. 이는 5분기 연속 세 자릿수 성장률로, 매출도 전년 대비 128% 증가했다. 

    TCL은 1분기에 이어 4위를 유지했지만 출하량이 전년 대비 78% 증가하고 매출이 81% 증가하면서 출하량과 매출 점유율을 모두 크게 늘렸다. 특히 TCL은 미니LED TV 출하량에서 삼성을 제치고 선두 자리에 올랐으며, 매출 점유율에서도 삼성에 1% 차이로 근접했다. 

    샤오미는 출하량이 전년 대비 433% 증가하고 매출이 713% 증가하면서 옛 TV명가 소니를 제치고 프리미엄 TV 제조사 5위로 이름을 올렸다. 샤오미는 미니LED 출하량과 매출에서 각각 3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프리미엄 TV 시장의 출하량과 매출에서 1위를 이어갔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 늘어나는데 그쳤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미니LED TV만 놓고 보면 출하량은 전년 대비 19% 감소했고 이에따라 미니LED TV에서의 출하량 점유율도 23% 줄었다. 

    LG전자의 2분기 프리미엄 TV출하량은 전년 대비 53%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출하량 점유율은 증가했다. 매출도 전년 대비 27% 증가했지만 출하량 증가에 비해 매출 증가가 상대적으로 작아 매출 내 점유율은 감소했다. 

    중국 프리미엄 TV 시장 내 약진은 LCD 패널 주도권 확보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LCD에서 OLED로 사업구조를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들은 LCD 패널 시장에서 점유율을 점차 키워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TV 업체들이 패널 공급망을 확보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실제 TCL은 디스플레이 자회사인 차이나스타(CSOT)를 통해 완제품·디스플레이 수직 계열화에 성공해 LCD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중화권에서 LCD 패널을 공급받기 때문에 중국업체 대비 원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따라 프리미엄 TV 시장 내 가격 경쟁력이 있는 50인치 이상 미니 LED LCD TV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중국업체들은 미니LED TV 가격 경쟁력과 강력한 입지를 활용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배력이 높은 프리미엄 TV 시장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