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는 메모리 피크아웃설 술렁"수요 탄탄" 반박에도 불안감 여전업황 바로미터… 삼성·SK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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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를 시작으로 메모리 피크아웃(정점)설이 제기되며 반도체 시장이 술렁이는 가운데 메모리 업황 바로미터로 불리는 마이크론 실적발표에 관심이 쏠린다. 마이크론의 이번 실적보다는 내년 시장과 수요에 대한 메모리 3위 기업의 전망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2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이날(현지시간) 2024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발표를 진행한다.마이크론은 메모리 3사 중에서 가장 먼저 실적발표에 나서는 곳이라 가뜩이나 주목도가 높은데, 이번엔 특히 더 업계와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이미 고점을 지나 꺾이기 시작했다는 이른바 '피크아웃'설이 제기되면서 하반기 첫 실적과 사업 현황, 내년 전망까지 제시할 수 있는 첫번째 주자이기 때문이다.앞서 마이크론은 지난 3분기(3~5월) 실적발표에서 올 하반기와 내년 시장 전망을 긍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매출과 이익을 기록한데 이어 특히 최근 메모리 시장 핵심 제품으로 떠오른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 올해와 내년분까지 이미 완판됐다는 사실을 밝혀 내년까지 호황이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메모리 제조사들이 넘쳐나는 HBM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생산라인 전환이나 우선적 자원 투입 등을 진행하면서 범용 D램 생산량이 조정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이크론은 이런 까닭에 올해 D램과 낸드 공급 또한 시장의 수요를 따라가기 힘든 수준이라고 업황 긍정론에 힘을 실었다.하지만 메모리사들의 3분기 실적 공개가 임박해지면서 시장 일각에서 비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모건스탠리인데, 모건스탠리 아시아퍼시픽지부는 지난주 '겨울이 다가온다(Winter Looms)'라는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이 같은 비관론에 쐐기를 박았다.모건스탠리는 해당 보고서를 통해 올 4분기 D램 가격이 고점을 찍고 내년부턴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인공지능) 수요를 제외한 나머지 IT 수요 부진으로 이미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할 조짐이 뚜렷하다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의견을 하향조정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목표주가도 반토막 이상으로 낮춰 잡았다.내년 본격적인 삼성의 참전으로 HBM 시장에는 공급과잉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HBM은 이번 메모리 사이클을 앞당긴 효자 품목인데 내년엔 이 HBM 탓에 다운 사이클도 빨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모건스탠리의 이 같은 의견에 동조하는 곳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과도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HBM은 현재 기술을 확보해 양산까지 할 수 있는 곳이 3사로 한정적이기 때문에 공급과잉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국내 증권사들을 비롯해 글로벌 IB들도 HBM 시장은 내년까지 탄탄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고 D램 수요가 아직 크게 되살아나진 못했지만 공급이 줄어든 효과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시장에서도 이처럼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결국은 메모리 제조사들이 실적발표를 통해 내놓는 자체적 시장 전망이 설득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시장 수요가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제품을 판매하는 제조사들이 최선단에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까닭에 이번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선 마이크론의 지난 분기 실적 자체보다는 올 하반기 수요단의 움직임과 내년 전망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마이크론이 HBM에서도 공격적인 양산을 준비하는 만큼 HBM 시장 분위기에 대한 정보도 다수 언급될 것으로 기대된다.다음달 말 3분기 실적 발표에 나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놓는 전망도 주목된다. 이번에 시장에서 불거진 메모리 피크아웃설로 가장 타격을 본 곳이 삼성과 SK하이닉스라는 점에서 양사가 보다 자세하게 올 4분기와 내년 이후 시장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