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측 신세계 추진 화성국제테마파크의 실현 가능성 의문 제기신세계 측 상도의 어긋난다며 불편한 기색 보여논란 커지자 롯데 정준호 대표 신세계에 사과의 뜻 전해
  • ▲ 기자 간담회에서 롯데백화점 쇼핑몰 사업 전략을 설명하는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롯데쇼핑
    ▲ 기자 간담회에서 롯데백화점 쇼핑몰 사업 전략을 설명하는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롯데쇼핑
    유통업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 남부권 사업을 두고 신경전이 벌이다 반나절 만에 봉합했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전날 열린 롯데 타임빌라스 전략 간담회에서 신세계가 추진 중인 프로젝트와 관련해 경쟁력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면서 시작됐다. 뒤이어 신세계그룹 측도 이는 상도의에 벗어난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양사의 신경전은 정준호 대표가 신세계 측에 사과의 뜻을 전하며 봉합되는 모양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 대표는 전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가진 '타임빌라스 그랜드 오픈 및 쇼핑몰 중장기 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신세계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화성국제테마파크의 실현 가능성을 대해 "한 100만평 정도 되는 규모를 과연 개발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 '파라마운트'를 IP(지식재산)사로 유치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공을 들이는 글로벌 프로젝트인데 공개적인 자리에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신세계의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은 2029년 개장을 목표로 화성시 송산 그린시티 내 127만평(약 420만㎡) 부지에 테마파크, 워터파크 등 36만평(119만㎡)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스타필드, 골프장, 호텔, 리조트, 공동주택 등을 집약한 복합단지를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정준호 대표는 이외에도 수원 상권에서 롯데 타임빌라스와 경쟁 구도를 형성한 스타필드 수원점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정 대표는 "타임빌라스 리뉴얼을 위해 230개 브랜드를 폐점했는데 그 가운데 상당수가 스타필드 수원으로 갔다"며 "참 다행스러운 일이고, 저희는 훨씬 더 업그레이드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타임빌라스의 건축 디자인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스타필드 수원 사진을 보여주며 '디자인이 단조롭다'는 취지로 지적하는가 하면 스타필드 수원의 고객 1인당 구매가(객단가)가 5만원이라고 언급하며 타임빌라스(12만원)와 직접 비교하기도 했다.

    정 대표의 이러한 발언이 알려지자 신세계그룹은 경쟁사를 험담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날 뿐더러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틀렸다는고 반박에 나섰다.

    김민규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은 우선 화성국제테마파크와 관련된 정 대표 발언에 대해 "롯데백화점이 대규모 글로벌 합작 개발 사업 경험이 없어서 그런 말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세계의 재무 상황을 걱정할 만큼 시장에서 (롯데를) 여유롭게 보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맞받았다.

    정 대표가 스타필드 수원과 타임빌라스를 비교한 데 대해선 스타필드 수원이 백화점이 아니라는 점을 전제하면서 "명품 매장 없이 모던하고 타깃에 맞는 매력적인 350여개의 테넌트(외부 임대 매장)가 생동감 있게 사업을 전개한다"며 "고객이 많이 방문한다는 건 정 대표께서 말씀하신 객단가보다 랜드마크 쇼핑몰에는 더 의미 있는 데이터"라고 반박했다.

    스타필드 수원의 객단가가 5만원이 아닌 12만5000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한번 와서 보시고 말씀하시면 좋겠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또 "롯데에서 폐점한 240개 브랜드 상당수가 스타필드로 가서 다행스러워할 게 아니라 아쉬워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면서 "그 240개 브랜드도 매우 다행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스타필드 수원의 디자인을 단조롭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스타필드는 동선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다. 획일적이 아니라 효율적이고 고객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디자인"이라며 "보기 좋고 아름답기만 하다고 편한 옷은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닌) 자기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게 건강한 사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논란이 일자 반나절 만에 신세계 측에 사과의 뜻을 전하며 진화에 나섰다. 롯데백화점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양사 경영진이 소통했고 의도와는 다르게 오해를 산 표현에 대해 이마트 경영진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