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혐 논란 불매운동, 빅테크 플랫폼 성장세웹툰엔터 상장 후 부진, 불법유통 걸림돌젠더갈등 공론화 장 마련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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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웹툰 산업이 내부 갈등속에 글로벌 빅테크의 진출이 더해지면서 위기론이 불거진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여성혐오 콘텐츠를 방관했다는 논란이 일며 불매운동이 진행 중이다. 

    불매운동은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에 ‘이세계 퐁퐁남’ 작품이 1차 심사를 통과하면서 발단이 됐다. 퐁퐁남은 여성들이 경제적 이득을 위해 남성을 이용한다는 편견이 담긴 여성혐오 단어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이를 제목으로 한 작품이 공모전 심사를 통과하자 여성 이용자 중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제기된 것이다.

    네이버웹툰의 마케팅도 여론 악화를 부채질했다. 16일 네이버웹툰 엑스 계정에 올라온 웹툰‘ 소꿉친구 컴플렉스’ 홍보 게시물이 불매운동을 조롱했다는 의혹이 퍼지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이후 웹툰작가 연합은 이용자 수 감소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독자신뢰 회복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는 등 작가와 플랫폼, 독자로 이어지는 생태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불매운동은 실제 이용자 수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웹툰 20대 이하 여성 DAU(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5일 159만여명에서 20일 133만여명으로 2주 만에 16.3% 감소했다. 해당 기간은 작품이 공모전 심사를 통과한 시점부터 불매운동이 진행된 시점과 일치한다.

    네이버웹툰이 주춤한 사이 빅테크는 국내 시장에서 저변을 넓히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4 만화산업백서’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으로 웹툰을 본 이용자 비율은 20.9%로 카카오웹툰을 추월했다. 25일 기준 인스타그랩에서 웹툰을 뜻하는 ‘인스타툰’ 태그를 단 게시물은 234만여개에 달한다.

    빅테크 진출로 ‘K-웹툰’의 해외시장 경쟁 구도가 악화되는 추세다. 네이버 ‘라인망가’와 카카오 ‘픽코마’가 점령한 일본 웹툰 시장에 애플과 아마존도 뛰어들며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애플은 지난해 4월 일본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고, 아마존은 ‘아마존 플립툰’이라는 웹툰 서비스를 내놨다.

    이에 더해 불법 유통은 여전히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카카오웹툰은 21일 인도네시아와 대만에서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는데, 콘텐츠 불법 유통이 수익성을 악화시킨 탓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웹툰도 불법 웹툰 사이트 운영자를 상대로 총 10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통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상태다.

    한편, 지난 6월 27일 나스닥에 상장한 네이버웹툰 ‘웹툰엔터테인먼트’(이하 웹툰엔터) 주가는 공모가 21달러에서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8월 초 2분기 실적발표에서 7660만 달러(약 105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힌 뒤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웹툰엔터는 상장 전 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서류에서 부정적인 내용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았다며 주주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상장 관련 여파는 국내에서 노사갈등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웹툰 노조 측은 웹툰엔터 기업공개 성과에 대한 보상이 김준구 대표 등 경영진에게만 집중돼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추가 보상 재원 규모를 논의하자는 노조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갈등은 장기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창작의 영역에서 표현의 자유와 젠더갈등이 부딪히는 현상에 대해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젠더갈등은 웹툰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공론화하는 수밖에 없다”며 “규제를 계속 만들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