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KCMC 개최…국내외 전문가 1000여명 참가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5개월…코스피 지수는 2.2%↓밸류업 지수 추종 ETP 출시…“수급 전환 모멘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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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우리 증시의 성과가 해외에 비해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시장으로 직접 투자하는 비중도 확대되고 있어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마음도 무겁습니다.”김병환 금융위원장은 4일 한국거래소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열린 ‘Korea Capital Market Conference 2024’에서 “정부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공정·투명한 시장 질서 확립, 투자자 접근성 제고, 주주가치 존중 기업 경영 확립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정은보 거래소 이사장도 개회사를 통해 “한국의 증권시장은 지난 1956년 12개 상장기업으로 출발해 이제는 시가총액 세계 11위, 유동성(거래대금) 세계 4위, 외국인 보유비중 30%에 달하는 글로벌 마켓으로 성장했다”며 “이제는 질적으로 레벨업이 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와 국채 금리 상승, 금융투자소득세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엑소더스(대탈출)’가 가속화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4일부터 7거래일 동안 ‘팔자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3114억원어치를 팔아치웠으며 코스피 지수는 2.20% 하락했다.같은 기간 순매도 1위를 기록한 종목은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1444억원, 2001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인은 1조3872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밖에 현대차(2779억원), 고려아연(2350억원), 하나금융지주(1023억원), 기아(953억원) 순으로 매도 규모가 컸다.이에 시장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거래소가 지난 9월 30일 우수 밸류업 기업 100개사를 선정해 마련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공개 이후 3.91% 하락했으며 구성 종목들의 주가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그간 정부와 증권 유관기관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상법 개정안 발표, 전담 조직 출범, 공시 가이드라인 마련·제공, 인센티브 확대 등을 추진해왔다. 또한 이날 기업가치 제고·주주가치 존중 문화 확산을 통한 한국 증시 재도약을 위해 낸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일환으로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ETN도 출시했다. ETF·ETN 상장 규모는 총 5110억원이다.거래소는 향후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유도를 위해 기업 이사회와의 소통·중소상장기업 지원·밸류업펀드 조성 통한 투자 확대와 신규 인센티브 발굴 등에 나설 계획이다. 내년 5월에는 우수 기업을 선별해 표창을 수여하고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정지헌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최근 거래소가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700개사가 밸류업 공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으며 내년에만 100개 이상의 기업이 공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거래소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우리 자본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체질 개선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정은보 이사장도 “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 글로벌 경쟁력 강화, ESG 지원 확대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며 보다 선진화된 자본시장으로서의 위상을 실현할 것”이라며 “기업에게는 미래 성장을 위한 효율적 자금조달의 장으로서, 투자자에게는 공정한 자산운용과 재산 증식의 장으로서의 역할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시장에서는 밸류업 ETP가 수급 전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과매도가 이어지며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 중인 국내 증시의 상황 속에서 밸류업 ETF의 출시는 수급 전환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ETF·ETN의 상장 초기 AUM은 기존 운용사 신탁원본을 기초로 했다는 점에서 지수 출시 관련 직접적인 수급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거래소가 증권 유관기관과의 출자, 민간 자금 매칭으로 2000~25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연내 집행할 것으로 시사한 점과 기존 액티브 펀드의 편입 수요가 지속되는 점을 볼 때 4000억원 수준에서의 리밸런싱 수요는 유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한편, 이날 콘퍼런스에는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 증권사, 정부당국, 상장기업 등 약 1000여명이 참가해 한국 자본시장의 도전과제와 기회에 대해 논의하고 소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