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KCMC 2024 ‘ESG를 통한 가치 창출’ 세션ESG 공시기준·제도 마련 속도…KSSB, 4월 초안 발표“정보 요소 늘어나면 글로벌 투자 비중도 높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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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주요국의 환경 규제 강화 기조로 상장사의 ESG 경영이 투자 의사결정의 중요한 가늠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ESG 공시제도가 국내에 도입된다면 정부가 추진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봤다.5일 한국거래소는 전일 개최한 ‘한국 자본시장 콘퍼런스(KOREA CAPITAL MARKET CONFERENCE) 2024’의 네 번째 세션으로 ‘ESG를 통한 가치 창출’을 진행했다. 이번 세션은 ESG 공시 현황과 향후 추진방안을 논의하고 상장기업의 ESG 공시 모범사례를 공유해 한국 자본시장의 지속 가능한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이연숙 한국거래소 부장에 따르면 현재 ESG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산규모는 35조달러에 달러에 달하며 국내에서도 4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도 ESG를 투자 의사 결정 고려 사항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지난 2020년 국내 주식을 시작으로 2021년 채권, 2023년 해외 증권까지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또한 최근 ESG 시장에서는 ‘전환금융’이 가장 큰 트렌드로 꼽힌다. 기존에는 재생에너지·녹색금융 등이 주를 이뤘지만, 현재는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탈탄소화 기업 등 ESG에 직접적으로 투자하는 추세다.금융 회사들도 전환금융에 주목하고 있다. 전윤재 KB금융지주 부장은 “기후 리스크 관리의 주된 목적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실행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금융기관은 기후 리스크를 단계적으로 분리해 금융 지원에 대한 전략을 수립한다”며 “고탄소 업종이라 하더라도 저탄소 전환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하고, 투명하게 공시하는 기업에는 금융 지원을 재개·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연숙 부장은 “전환금융을 위해선 기업이 ESG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향후 개선 계획, 실천 여부 등이 가장 중요한 자료”라며 “이 같은 측면에서 ESG 공시가 ESG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이처럼 ESG 공시의 중요성도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가장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곳은 유럽연합(EU)이다. EU는 2025년까지 ESG 공시를 의무화하도록 하고 있으며 오는 2029년에는 유럽에서 영업하는 비(非)EU 국가의 기업들도 ESG를 공시해야 한다. 국내 기업 60개사도 유럽의 ESG 의무공시 대상에 해당한다. 이 밖에 미국, 호주, 홍콩, 중국 등이 2026년까지 ESG 공시 의무화를 진행할 계획이며 일본과 영국 등도 2027년 의무화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국내의 경우 아직까지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공시기준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 4월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는 국내외 투자자, 상장기업, 평가기관, 학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초안을 발표했다. ESG 관련 제도의 경우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출범한 ESG금융추진단이 제도안을 마련하고 있다.김은경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실장은 “지난해 한국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을 제정하기 위해 원칙을 수립했고 올해 1월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간담회를 개최해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초안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국내 공시기준은 기후 공시 의무와 투자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특히 해외에서 활동하는 기업을 위해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기준을 시작점으로 했으며 국내 기업의 준비 상황과 역량을 고려해 수용 가능한 기준을 제정했고 일부 완화 사항도 두고 있다”고 부연했다.거래소는 상장기업의 ESG 관련 활동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 부장은 “거래소는 KSSB, ESG평가기관협의체 등과 함께 공시제도 마련하는 것을 돕고 평가 결과에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공시에 부담이 클 상장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교육과 세미나를 제공하고 있으며 제출 보고서를 분석해 모범사례도 선정하고 있다”고 했다.전일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도 “ESG 경영은 이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별하는 척도이자 투자자들의 주요 투자기준이 되고 있다”며 “거래소는 상장기업들의 ESG 활동을 촉진하고 ESG 공시 활성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며 아울러 상장기업의 지배구조개선과 책임경영을 통해 투자자가 더욱 두텁게 보호되는 시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시장에서는 ESG 공시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를 끌어낼 것으로 봤다. 사공창한 슈로더투자신탁운용 본부장은 “국내 증시의 시가총액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술주의 경우 가치 사슬에서의 지속 가능성, 반도체 부문은 물 사용량, 인공지능(AI) 부문은 에너지 등 섹터별 특성에 따라 투자를 고려할 것”이라며 “한국에 ESG 공시가 도입되고 잘 정착한다면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정보 요소가 늘어날 것이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와 투자 비중을 높이며 밸류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