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 벌어지는 서울·지방 집값…서울도 상급지 위주 가격상승 "양극화현상 가속화할 듯"…해결책 놓곤 전문가마다 의견분분
-
대출규제 영향으로 주택시장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내집마련'에 속도를 내던 매수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저가아파트가 산재한 지역은 서서히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반면 고가아파트가 밀집한 곳은 여전히 굳건한 가격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대출규제와 신축 품귀현상이 심화되는 내년에 이같은 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집값 양극화 해결책을 두고 전문가 의견은 두 갈래로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지역특화 인프라를 조성해 인구유입을 늘리고 악성미분양 주택에 대한 취득·양도세 감면 등 지방을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하면 자연스러운 시장흐름에 맡겨야 한다고 견해도 있다.19일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월간 주택시장동향 통계에 따르면 10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5분위 배율이 10.9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8년 12월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이는 상위 20%와 하위 20% 아파트간 평균 매매가격이 최대로 벌어졌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서 전국 상위 20% 아파트 한채로 하위 20% 아파트 약 11채를 살 수 있다는 얘기다.실제로 지난달 전국 상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6829만원, 하위 20% 아파트는 평균 1억1683만원이었다.서울도 지역별로 가격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가 가장 높은 곳은 서초구로 가장 낮은 강북·도봉구보다 집값이 무려 3.57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에 적용하면 두 지역 아파트가격은 19억원이상 차이 난다. 서초구 국민평형 아파트는 지난 9월 기준 약 26억7589만원이고 강북·도봉구는 7억5309만원이다.이러한 자산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 더욱 빨리질 것으로 보인다.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과거처럼 서울이라고 다 집값이 오르는 시장이 아니다"며 "아파트시장에서도 옥석가리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기존 무주택 실소유자뿐 아니라 상급지 진입을 노리고 있는 수요 모두 핵심입지 브랜드아파트를 선호하고 있어서 비싼 집이 더 비싸지는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고 덧붙였다.함영진 우리은행부동산빅데이터 랩장도 "다주택자 규제가 이어지면서 '똘똘한 한채'가 더 유리하다는 인식이 시장에 자리 잡고 있어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매매수요가 서울 강남, 한강변 등 인기지역으로 몰리면서 고가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며 "서울과 지방 그리고 서울내에서도 강남·여의도 등 상급지와 이외지역들 양극화가 이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여기에 디딤돌대출이 가능한 5억원이하 주택 대부분은 지방에 몰려 있어 한도가 줄면 지방 주택시장이 보다 붕괴해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
이에 지방 주택시장을 살릴 수 있는 정책지원이 필요하다는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서울과 지방사이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선 침체된 지역에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정부가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개발 소외지역에서 민간이 개발사업을 진행하면 세제혜택을 주는 방법이 현실적인 해결책 가운데 하나다"고 제언했다.이어 "지방 일부지역은 악성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쌓이고 있다"며 "주택공급 90%를 차지하는 민간부문에서 공급이 확대되기 위해선 규제를 풀어줄 필요도 있다"며 "예를 들어 다주택자규제도 풀고 2~3년 넘은 악성미분양은 취득세나 양도세 감면 같은 정책을 제시해 분양을 유도할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김인만 소장도 "서울과 지방 그리고 서울내에서도 양극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격차는 결국 일자리에서 나오는 것을 생각하면 지역에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교통망 확충 등을 통해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으로 접근성을 높여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진단했다.반면 일부는 시장흐름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택시장을 기 시각에서 본다면 서울과 수도권에서 움직임이 개선돼야 지방으로 퍼질 수 있다"며 "양극화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면 서울·수도권을 규제지역으로 묶어 놓고 지방만 풀어줘야 할 것 같지만 선도지역이 죽어 있으면 비선도지역들도 살아나는 게 더 어렵기 때문에 정책적 해법보단 시장흐름에 맡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