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영업익 1722억원…전년비 34.4% '쑥'공사미수금 784억→1072억원 36.7% 급증경기이천·평택 미분양물량 수백가구 적체미수금·미청구액 합산시 매출 40.6% 육박
  • ▲ 서희건설 사옥. ⓒ서희건설
    ▲ 서희건설 사옥. ⓒ서희건설
    지역주택사업으로 사세를 확장해온 서희건설(시공능력평가 18위)에 미수금리스크가 드리우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로 미분양 등이 늘면서 3분기 기준 공사미수금이 3000억원을 돌파했다. 미청구공사 규모도 이미 1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미분양 적체로 공사비 회수가 늦어지면 추후 재무건전성 악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3분기 서희건설 영업이익은 1722억원으로 전년동기 1281억원대비 34.4% 증가했다.

    같은기간 매출도 1조1137억원으로 1년새 8.9% 늘었다.

    최근 건설사들이 원가율 상승 여파로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호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로선 재무건전성도 탄탄하다.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70.2%로 위험성 기준인 200%를 한참 밑돌고 있다.

    문제는 미수금이다. 공정이 일정부분 진행된 뒤 기성금을 받는 건설업 특성상 미수금이나 미청구액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나 그 규모가 과도하게 커질 경우 유동성에 금이 갈 수 있다.

    3분기 기준 대손충당금을 반영한 서희건설의 공사미수금 규모는 3470억원으로 지난해말 2418억원대비 43.5% 급증했다.

    같은기간 미청구공사액도 784억원에서 1072억원으로 36.7% 늘었다.

    지주택 사업장에서 미분양이 다수 발행하며 미수금과 미청구액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보면 지난 3월 경기 이천시에 분양한 '이천 서희스타힐스 SKY'는 1·2순위청약 347가구에 모집에 23명만 신청해 경쟁률이 0.07대 1에 그쳤다.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분양시작후 6개월여가 지났지만 아직 잔여물량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청이 공개한 '미분양 주택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347가구 가운데 238가구가 미분양물량으로 남아있다.

    4월에 공급한 '평택화양 서희스타힐스 센트럴파크 2차'도 잔여물량 해소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이 단지는 1·2순위청약 369가구 모집에 29명만 신청, 경쟁률이 0.08대 1에 머물렀다. 10월말 기준 268가구가 아직 미분양으로 잡혀있는 상태다.

    미수금과 미청구공사 등 이른바 '외상값'이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도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꼽힌다.

    3분기 기준 서희건설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 합산액은 4527억원으로 누적매출액 1조1137억원의 40.6%에 이른다.

    통상 미수금·미청구공사 등 매출채권 비중이 전체 매출대비 30%를 넘어가면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주택사업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추세인 만큼 사업다각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6월부터 지주택사업 진입요건을 강화한 '서울형 지역주택조합 관리방안'을 시행중이다.

    해당안은 허위 또는 과장된 계획에 따른 피해자 양산을 막기 위해 지구단위계획을 우선 수립한 뒤 조합원을 모집토록 한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시는 국토교통부에 지주택 조합설립에 필요한 토지소유권 혹보비율을 상향해달라고 건의했다.

    현행 주택법에 따르면 주택건설토지의 15%만 확보하면 지주택 설립이 가능하다.

    서희건설의 사업포트폴리오는 지주택 도급사업에 집중돼있다. 전체 매출 가운데 89.5%가 지주택을 기반으로 한 건축부문에서 발생하며 토목·플랜트(7.9%), 기타(임대업 등, 2.61%) 등 비중은 미미하다.

    보통 건설사들의 건축·주택부문 매출비중이 60~70%인 점을 감안하면 주택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축에 속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공급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리스크가 큰 지주택사업 '파이'를 키워줄 것 같진 않다"며 "현재 상황만 보면 지주택이라는 틈새시장이 되려 회사 성장속도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