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송출 중단으로 이어진 첫 사례 기록사업자 간 입장 차 극명, 자율협상 불가데이터 공개 관건, 협의체서 봉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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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TV와 홈쇼핑 간 갈등이 채널 송출 중단 사태로 폭발했다. 송출수수료 협상을 두고 각 업계의 극명한 입장차가 지속되면서 자율협상은 어려워진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5일 자정부터 딜라이브와 아름방송, CCS충북방송 등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서 방송을 중단했다. 지난달 1일 공지한 송출 중단 통보가 현실이 됐다.

    홈쇼핑사와 케이블TV 사업자 간 송출수수료 갈등에 따른 방송 중단 예고는 전에도 있었지만, 실현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시기 CJ온스타일은 LG헬로비전에 블랙아웃을 예고한 바 있다. 현대홈쇼핑도 KT스카이라이프와 LG헬로비전에,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에 각각 송출 중단을 통보했지만 이후 협상에서 합의하며 ‘블랙아웃’까지 치닫지는 않았다.

    양측 모두 경영환경 악화로 송출수수료 갈등은 매년 심화되는 양상이다. 케이블TV업계에 따르면 사업자 14곳 중 11곳이 적자를 나타냈고, 홈쇼핑도 매년 하락세인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이 높아지며 부담이 커지고 있다. 유료방송사업자 매출에서 송출수수료 비중은 2022년 기준 33.5%에 달해 수수료 협상은 서로 물러설 수 없는 ‘배수진’ 성격을 띠게 됐다.

    홈쇼핑사는 케이블TV사 가입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만큼 송출수수료도 인하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케이블TV업계는 지난해 SO 가입자가 전년 대비 5% 미만으로 감소했는데도 송출수수료를 60% 이상 인하해달라고 요구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CJ온스타일은 송출 중단한 3개사가 8VSB 가입자 비중이 높은 곳이라며 디지털 연계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케이블TV업계는 홈쇼핑사가 8VSB 가입자를 제외하는 것은 수익성을 우선시하며 기본적인 시청권 보장 원칙을 위배한다고 맞받았다. CJ온스타일이 방송을 중단한 딜라이브의 경우 2022년 말 기준 8VSB 가입자 비중은 38.8%로, LG헬로비전(27.5%)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특히 홈쇼핑업계의 수수료 인하 요구는 SO사에 집중돼 케이블TV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홈쇼핑보다 협상력 우위를 가진 이통3사 IPTV 송출수수료를 줄이기 어려워 SO를 타겟으로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향후 갈등 봉합을 위한 협상은 정부 주관 대가검증협의체로 넘어갈 전망이다. 정부는 유료방송업계와 홈쇼핑업체 간 송출수수료 합의 불발 시 갈등 해결 기구인 대가검증협의체를 구성하도록 돼있다. 다만 협의체는 홈쇼핑 수수료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협상에 불공정한 상황이 있었는지 살피는데 초점을 맞춰 한계가 분명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송출 중단 사태가 향후 불거질 더 큰 갈등의 시작일 뿐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CCS충북방송은 송출 중단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딜라이브도 같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CJ온스타일뿐만 아니라 다른 홈쇼핑 사업자들도 송출 중단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협상은 데이터 공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케이블TV업계는 TV홈쇼핑도 주로 인터넷·모바일 결제 유도가 이뤄지면서 이를 수수료에 반영하기 위해 관련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홈쇼핑사도 유료방송 가입자 수에 중복이 많다는 식으로 맞서며 데이터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사업자 갈등으로 발생한 송출 중단에 따른 피해는 가입자들이 보고 있다”며 “우선 정부 주관 협의체를 통해 정상화하는 데 주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