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단 포고령 여파 내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 실패복귀 명분 '환경 개선'인데 … 野 주도 예산 931억 삭감 강희경 의협회장 후보, 사직 전공의 복귀 가능하도록 TO 확대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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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개혁의 한 축이었던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이 공염불로 돌아갈 전망이다.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됐기 때문이다. 지속된 의정 사태와 처단 포고령 등으로 내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도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는데 복귀할 명분도 주어지지 않는 상태가 됐다. 

    12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내년 3월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 레지던트 1년 차 모집 지원율이 8.7%에 그쳤다. 전국 200여 개의 수련병원에서 총 3594명을 뽑으려 했지만 지원자는 314명에 불과했다. 

    지원자들은 오는 15일 필기시험을 치르고 17~18일 면접시험을 본 후 19일 최종 합격자로 결정돼 내년 3월부터 근무하게 된다. 이대로 레지던트 1년차 모집이 진행되면 수련병원 내 인력 공백은 불가피하다.

    여기에 내년 1월 중 진행될 인턴, 레지던트 2~4년차 모집에서도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결국 2년 연속으로 전공의가 부족한 상태가 되기에 전문의 배출 문제는 물론 병원 가동이 어려워 의료대란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중론이다. 

    문제는 의대증원에 따른 일종의 당근책이었던 전공의 양성 및 적정 수급관리를 위한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는 점이다. 

    총 3922억4200만원 중 931억1200만원이 줄었다. 구체적으로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 지원 예산에서 756억7200만원을, 전공의 수련수당 지급 금액은 174억4000만원이 축소돼 본회의를 통과했다. 

    의대증원을 반대함과 동시에 전공의 입장을 고려해 이들이 참여하지 않는 여야의정협의체에 나오지 않겠다고 선언한 야당이 탄핵정국 속 전공의 관련 예산을 깎으면서 의료 사태는 해결 출구가 보이지 않는 안갯속이 됐다. 

    정부와 여당은 "의료계가 요구해 온 전공의 지원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예산"이라고 했지만 야당은 "내년 상반기에도 전공의들의 복귀가 불투명하다"고 선을 그었다. 

    현시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예산이 중요한 이유는 국민 건강권과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의료대란은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진료 및 수술 일정 과부하가 원인이어서 안정적 환경을 만들어 전공의 복귀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다수의 의료계 관계자는 "처단 포고령 등 결딴난 의정 관계 등 악재를 고려한다면 전공의 예산을 확보해 비상식적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그나마 국민과 환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강희경 대한의사협회 회장 후보(전 서울의대 비대위원장)는 "의료대란이 해결되고 수련 환경이 개선된다면 전공의 상당수는 수련에 복귀할 의향이 있다고 한다"며 전공의 모집 절차에 사직 전공의를 고려한 대책을 내놓자고 제안했다. 

    그는 "사직 전공의들이 향후 수련 복귀를 원할 때, 복귀 가능하도록 전공의 TO를 확대, 조정해야 한다. 또 복귀를 원하는 전공의를 포함해 모두가 충실히 수련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