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유산균이 생성하는 β-카볼린, 염증 신호전달 체계 억제미생물 분야 국제학술지 '세포 숙주 & 미생물'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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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는 약학과 김기현 교수 연구팀이 락토바실러스 크리스파투스 같은 질 유산균이 베타-카볼린(β-carboline) 계열의 항염증 화합물을 생산하며, 이는 질의 면역 환경을 안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2일 밝혔다.하버드 공중보건대학의 스미타 고피나트 교수 연구팀과 공동 진행한 이번 연구는 유산균이 단순한 유익균을 넘어 인간의 면역 반응을 직접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결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생물, 기생충학·바이러스학 분야 상위 국제학술지 '세포 숙주 & 미생물(Cell Host & Microbe)'에 지난달 13일 온라인 게재됐다.연구팀은 활성추적분리법을 통해 락토바실러스 크리스파투스가 생산하는 β-카볼린 계열 화합물을 분석한 결과, 페를롤라이린이라는 항염증 물질을 발견했다. 이 물질은 면역 세포와 상피 세포에서 염증 신호 전달 체계를 억제하며, 염증 유발 물질인 IL-1β와 IL-6의 생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쥐 실험에서는 페를롤라이린이 염증 반응을 최대 77%까지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냈다.이 물질은 건강한 질 미생물 환경에서 더 높은 농도로 존재했다. 세균성 질염이 있는 여성의 경우 낮은 농도로 검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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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질 내 염증을 유발한 후 페를롤라이린을 국소적으로 적용한 결과, 주요 염증 사이토카인(IL-1β, IL-18) 분비 감소와 함께 염증 완화, 생존율 향상 등의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바이러스 감염 상태에서도 이런 효과가 유지되는 점이 관찰됐다.김기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β-카볼린 계열 화합물이 질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염증을 억제하면서도 면역 체계의 방어 능력을 유지하는 특징을 통해 질 건강 개선과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β-카볼린은 질 미생물 환경 복구에도 이바지할 수 있어 프로바이오틱스나 프리바이오틱스 연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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