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공모주 펀드서 4000억원 유출‘KRX 포스트 IPO 지수’ 19%대 약세LG CNS·케이뱅크·서울보증보험 등 상장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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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하반기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국내 증시 부진으로 침체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LG CNS를 시작으로 공모 규모가 조 단위를 넘는 ‘대어(大魚)급’ 기업들이 상장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면서다.

    7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공모주 펀드 135개에는 8794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반면 하반기 들어 4000억원 이상이 유출됐다. 상반기까지는 국내 증시가 밸류업 정책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활황을 보였지만, 하반기부터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증시가 부진하자 공모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상장한 기업 29개사는 모두 최종 공모가를 희망 밴드 상단이거나 상단을 초과한 가격으로 확정했다. 반면 하반기 상장한 48개 기업 가운데 12개 기업은 희망 범위 하단 또는 미달을 기록했다. 이 중 공모가가 희망 범위 하단에도 미치지 못한 곳은 8개사로 모두 4분기에 상장했다.

    또한 신규 상장 종목들로 구성된 ‘KRX 포스트 IPO 지수’도 지난해 하반기 19.03% 하락했다. 해당 지수는 새내기주 가운데 상장일로부터 15영업일이 지난 종목을 편입하고 140영업일이 지나면 다시 편출한다.

    이에 상장을 앞둔 케이뱅크, 씨케이솔루션, 동방메디컬, 미트박스글로벌, 오름테라퓨틱 등이 공모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잇달아 발생했다. 특히 지난 12월 초 비상계엄령 사태로 데이원컴퍼니와 삼양엔씨켐, 아스테라시스 등도 상장 일정을 변경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부터는 IPO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LG CNS 등 공모 규모가 1조원을 넘는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다음 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LG CNS는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밴드는 5만3700~6만1900원으로 상장 뒤 예상 시가총액은 5조2027억~5조9972억원이다.

    이 밖에 케이뱅크와 서울보증보험, 롯데글로벌로지스, 달바글로벌 등의 빅딜도 상반기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LG CNS의 공모 결과가 향후 IPO 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상반기에는 IPO를 추진하고 있는 대어급 기업이 대기 상태”라며 “LG CNS IPO 추진 과정을 기반으로 이미 승인이 난 롯데글로벌로비스, 디엔솔루션즈, 서울보증보험 등 대어급 기업의 IPO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상반기에 여러 기업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우려 등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공모주 펀드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이어져 투자자금 유입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최근 과열된 투자심리가 일부 식고 있고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증가해 상장 예비 기업들이 IPO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는 점은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