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예대마진 1년 3개월 만에 최대폭, 역대급 실적 기록평균 연봉 1.1억원 상회, 성과급 200% 후반… 이자장사 톡톡중도상환수수료율, 가산금리 낮추며 가계대출 확대 종용서민 가계대출 부담 여전한데… 은행 이익 챙기기 비판
  • ▲ ⓒ뉴데일리 DB
    ▲ ⓒ뉴데일리 DB
    금융권이 연초부터 각종 금융 혜택을 내놓고 있지만, 서민들의 가계대출 부담은 여전하다.

    비대면 온라인 갈아타기와 수수료 인하에 이어 가계대출의 가산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인하 폭이 미미해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은 '이자 장사'로 역대급 실적을 거둔 데 이어 대규모 성과급 지급 등에 나서고 있어 '돈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담대 수수료 인하로 가계대출 문턱 낮췄지만 부담은 여전

    금융위원회는 13일부터 실비용 내에서만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토록 하는 중도상환수수료 개편방안을 시행한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을 적용받는 은행권의 중도상환수수료율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은행권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수수료는 기존 1.43%에서 0.56%로 60% 이상 인하된다. 변동금리 신용대출의 경우에도 현재 수수료율 0.83%에서 0.11%로 0.72%p 낮아진다.

    특히 5대 은행의 평균 주담대 중도상환수수료율은 고정금리의 경우 0.75%p(1.4%→0.65%), 변동금리는 0.55%p(1.2%→0.65%) 각각 인하된다. 기타 담보대출은 0.08%p, 신용대출은 0.61~0.69%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권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현재 수수료율 1.64%에서 1.24%로 0.4%p 하락하고, 변동금리 신용대출의 경우 1.64%에서 1.33%로 0.31%p 낮아진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비대면 온라인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이용 대상을 기존 신용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로 확대했다. 시행 초기 아파트 주택에 국한됐던 서비스 대상도 주거용 오피스텔(아파텔)과 빌라(연립·다세대)로 넓혔다.  

    은행 예대마진 1년 3개월 만에 최대… 성과급 확대 돈잔치 중

    언뜻보면 대출에 대한 규제 문턱이 낮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은행권의 금리는 요지부동이다. 최고 5% 후반대까지 오른 주담대 대출금리는 떨어질 기미가 안보이는 반면, 정기예금 금리만 크게 낮아졌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고정형(5년) 주담대 금리는 3.461~5.30%로 지난해 12월12일(3.427~5.32%)과 비슷한 수준이다. 11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뚜렷한 하락세가 보이지 않는 것.

    반면 이들의 대표 정기예금(1년만기) 상품의 금리는 3.10~3.15%로, 전년 대비 하단이 0.25%포인트(P), 상단이 0.22%P 내려갔다. 4대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28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이에 은행들이 이자장사를 통해 수익화를 공고히 한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높은 수준의 대출 이자율을 유지한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대금리차(예대마진)은 큰 폭으로 벌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은행권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1.41%p)는 2023년 8월(1.45%p)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집계됐다. 예대금리차가 클수록 산술적으로 이자 장사를 통한 마진(이익)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5대 은행의 가계 예대마진 모두 1%p를 넘어선 것은 2023년 3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5대 은행의 누적 순이익도 약 11조 788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06% 증가했다. 이들의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이자이익은 약 29조 1417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28조 6920억원)보다 1.57% 늘었다. 이에 은행권 성과급도 200% 후반대로 높게 책정됐으며 직원 근로소득 역시 평균 1억 1265만원에 달한다.

    가산금리 낮추며 대출 경쟁 눈치싸움

    은행권은 이자 장사에 따른 비판이 거세지자 가산금리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나 탄핵 정국 등으로 8개월 만에 가계대출이 감소 추세를 보이는 데다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도 한몫을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일 기준 733조 7690억원으로 지난해 말(734조 1350억원)보다 366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3월(-2조 2238억원) 이후 첫 역성장을 보여준 것.

    이에 신한은행은 6개월 만에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3%포인트(p) 낮추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가계대출 상품 금리를 0.05%포인트씩 올린 이후 꾸준히 가산금리를 높여왔다. KB국민은행도 내부적으로 가산금리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은행들도 가계대출 수요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연쇄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부터 영업과 실적 차질을 걱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꺾이면서 은행들로서는 연초부터 실적을 고민하는 모양새"라며 "국민들의 편의보다는 수요 확보를 위한 가산금리 인하 경쟁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