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센터장최다 수술 건수에도 안주하지 않아 … 연구는 지속교수 타이틀 없어도 최고의 전문가 육성기관으로 비만 치료 옵션 늘어나 환영 … 치료의 개념으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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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진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 센터장. ⓒ정상윤 기자
비만대사수술만 약 4500건을 집도했다. 국내를 넘어 동아시아 최다 수술 실적으로 기록되지만 안주하지 않고 매년 700건을 소화한다. 대학병원에서도 대응하기 어려운 초고도비만, 고난이도 환자를 수시로 의뢰받는다. 한 분야에 열정을 쏟은 결과물이다. 수술을 마치면 책상 위에 앉아 연구를 시작한다.뉴데일리와 만난 김용진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 센터장은 국내 비만대사수술의 권위자다. 그는 지난 2019년 건강보험 항목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단순 미용목적이 아닌 질환 치료와 예방목적이 있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공했고 지금은 그 성과를 증명하고 있다."지금까지 85% 이상의 비만환자에서 당뇨 등 만성질환 개선이 있었고 삶의 만족도 역시 상승했습니다. 이러한 지표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맞물려 막대한 의료비나 비만 관련 지출을 억제하는 긍정적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오해에서 이해로 바꾸는 시간이 오래 걸렸지요."애초에 김 센터장은 위암을 전문으로 교수 타이틀을 달았지만 지난 2009년 미국으로 비만수술 연수를 결정하며 하버드 부속 폴크너 병원, 브링엄여성병원(BWH) 등에서 술기를 익힌다. 인생의 전환점이었다.그 뒤로 다른 분야는 생각하지 않고 비만당뇨수술에 집중했다.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고도비만수술센터장을 역임하며 경력을 쌓아갔고 현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센터장직을 수행하며 초고도 비만환자를 치료하고 있다.특히 지난 2016년 발표한 '루와이형 위 우회술을 통한 당뇨 호전 예측 모델' 연구결과는 지금도 각종 학회에서 소개될 정도로 인정받는 대표적인 술기다. 이렇듯 경력이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스터 서전'이 됐다.외과수술평가 인증기관인 미국 SRC(Surgical Review Corporation)로부터 자격을 검증받았다. 그가 지휘하는 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센터 역량이 세계적 수준으로 거듭난 것이다.◆ 의사들의 의사, 2차 병원에서 최고의 전문가를 길러낸다교수 타이틀은 없다. 하지만 최고의 비만당뇨수술 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의 규모를 갖춰야 한다는 것은 착각에 불과했다. 점차 고갈되는 외과의, 그것도 상부위장관 세부분과 전문의가 되려고 매년 그에게 찾아오는 의사들이 있다."센터에서는 두명의 전임의(펠로우)를 포함해 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하는 시간은 고되겠지만 굴지의 대학병원 교수가 돼 역량을 증명하고 있지요. 가장 큰 장점은 스텝들과 연구를 진행하고 무엇이 개선돼야 하는지 매번 고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전문가를 길러내는 과정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연구다. 데이터로 수술의 성과를 입증하고 좀 더 발전된 방향으로 술기를 업데이트하는 것은 외과의 숙명이기도 하다. 결국 주말도 없는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지만 열정으로 버티는 이유다."연구가 중요한 것은 반성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각종 데이터로 꼼꼼히 들여다봐야 작년보다 더 나은 올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전임의를 길러내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저에겐 발전을 위한 근거를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됩니다."김 센터장은 인터뷰 내내 비만당뇨센터를 거쳐간 전임의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그들과 함께 수행한 굵직한 수술 성과와 논문을 소개했다. 최근에는 재입원율과 관련해 양질의 논문을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 ▲ 김용진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 센터장. ⓒ정상윤 기자
◆ 비만 치료제 등장,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 '긍정적'GLP-1 제제가 개발되며 비만치료의 패러다임은 바뀌고 있다. 실제 미국의 경우는 비만당뇨수술이 약 20% 정도 줄고 치료제로 전환됐다. 요요 등 부작용이 부각되며 갑론을박이 치열해졌다. 외과계는 치료제 등장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돼 질문을 던졌지만 오히려 '긍정적' 변화라는 답변을 내놨다."비만이라는 질환의 개념이 명확해지는 과정에 있어요. 이제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단순히 살을 빼려는 개념이 아니라 만성질환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 생기게 된 것이죠. 수술이 필요한 환자군과 그렇지 않은 경우는 분리가 됩니다. 이를 구분하는 접근법이 중요한 것이죠."지난해 국내 출시된 '위고비', 경쟁 약물인 '잽바운드' 도입이 예상되고 비만치료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오남용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거론되나 치료의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점은 이득이 많다. 장기적 관점에서 국민건강 지표의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체질량지수가 30에서 35사이인데 당뇨는 없고 고혈압 약을 복용하거나, 당뇨약은 처방받는데 혈압은 괜찮은 경우의 환자들도 건강보험 급여권 내에서 수술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하나의 만성질환이 있을 경우에는 오히려 치료제가 유리하죠. 그 이상의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합니다. 더 효율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복합적 치료도 고려해야 합니다."비만치료의 옵션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세부적 지표와 근거로 부작용을 검증하고 바로 잡아 최적의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다른 곳과 다른 변별력이자 강점이다.김 센터장은 이 숙제를 풀기 위해 수술을 마치고 데이터를 들여다본다.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아닌 수술과 치료제 병행 등 다양한 방법론을 고민하고 있다. 계속해서 쌓여가는 연구가 '국제 기준'으로 확장될 것이라는 자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