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2024년 12월 금융시장 동향 발표은행 가계대출 1조 9000억원→ -4000억원 감소 전환금융권 가계대출 관리와 수도권 주택거래 감소 영향은행 주담대 한도 확대, 가산금리 인하 등 대출 관리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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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와 수도권의 주택거래 감소 영향으로 은행의 가계대출이 9개월만에 감소했다.이에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 확대, 가산금리 인하 등 가계대출 문턱을 낮춰 증가 폭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12월 은행 가계대출 4000억원↓… 9개월 만에 감소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4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41조원으로 전달 대비 4000억원 줄었다. 지난 3월(-1조 7000억원) 이후 9개월 만의 첫 감소다.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902조 5000억원)이 8000억원 늘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7조 4000억원)은 1조 1000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하던 주담대의 증가 폭은 11월(1조 5000억원) 대비 크게 감소했다. 이는 겨울 이사수요 감소 등 계절적 요인과 추가 금리인하 기대에 따른 대출실행 이연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 주택 매매로 9조 6259억원으로 치솟은 이후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와 금리 인상 등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9월부터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다 결국 9개월만에 감소로 전환했다.은행과 대조적으로 2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 3000억원 늘었다. 다만 증가 폭은 11월(3조 2000억원)보다 줄었다. 제2금융권 주담대는 전월과 유사한 수준으로 2조 6000억원 증가했으며, 기타대출은 연말 상여금 및 분기말 상각 영향으로 3000억원 감소했다. 업권별로는 상호금융권(2조 2000억원), 보험(3000억원), 저축은행(1000억원)은 증가했으며, 여전사(3000억원)는 줄었다.지난해 한 해 전체로는 46조원의 가계대출이 증가했다. 이는 2021년(71조 8000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증가 기록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는 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까지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작년 12월 모두 2조원 늘었다.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거래가 줄어든 데다 정부의 건전성 정책과 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감소했다"며 "비은행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8월 이후 증가세가 계속 둔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주담대 한도, 가산금리 낮추며 대출 공급 확대은행들은 주담대 한도, 가산금리도 낮추며 대출 공급 확대에 나섰다. 새해를 맞아 대출 총량 한도가 새로 부여되면서 한시적으로 제한했던 조치들을 완화해 나가는 추세다.선제적으로 신한은행은 14일부터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0.05∼0.30%포인트(p) 인하에 들어갔다. 생활안정 자금용 주택담보대출의 한도(기존 2억원)도 해제하고, 대출 취급 당일자 보유주택 처분 조건의 전세자금대출도 허용하기로 했다.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은행들도 가계대출 억제를 푸는 움직임에 동참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들은 시장금리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가산금리 인하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예대마진을 통해 이자장사 돈잔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희석시키기 위한 조치로도 풀이된다.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1)는 전 분기(-27) 대비 26포인트(p) 상승하며 부정 답변이 줄었다. 특히 가계 주택대출은 전분기 -42에서 올해 1분기 6으로 전환해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1분기 대출수요 종합지수(25)는 수요 증가 전망이 늘면서 지난해 4분기(7)보다 18p 올랐다. 가계 주택대출(6→19)과 일반대출(8→14), 대기업(0→17), 중소기업(8→31)에서 모두 수요 확대가 예상됐다.업계 관계자는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은 생활안정자금 및 주택실수요자 중심의 주택담보대출, 비대면 신용대출 등에서 다소 완화를 전망한다"며 "대출 총량 한도 해제로 이들의 대출 경쟁은 활발히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