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소비 트렌드 변화에 화장품 성지 성수동으로 프라다 뷰티 첫 로드숍 오픈 ·랑콤 팝업스토어 준비중 전통 유통 채널의 위기 속 새로운 소비자층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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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라다뷰티
백화점 1층 화장품으로 불리며 한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내세웠던 해외 브랜드들이 변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매장 방문이 줄고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면서 판매 방식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브랜드들은 백화점을 벗어나 올들어 주요 가두 상권인 서울 성수동에 잇달아 매장을 열고 있다.
1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프라다 뷰티는 이날 서울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인근에 첫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해 8월 국내에 론칭한 프라다 뷰티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더현대서울에 이어 세 번째 매장이자 첫 로드숍을 선보인 것이다.
이곳에서는 메이크업, 스킨케어, 향수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판매하며 프라다 뷰티의 신제품 리빌 메쉬 쿠션도 다음달 3일 출시일보다 먼저 선보이고 있다.
프라다 뷰티 관계자는 "고객 경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품에 특별한 의미를 더하는 인그레이빙(각인) 서비스와 스페셜 혜택도 제공하며 소비자와의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랑콤 역시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준비 중이며 조만간 오픈할 예정이다.
랑콤은 지난해 4월 뗑 이돌 스튜디’ 팝업스토어를 연 이후 약 9개월 만에 새로운 팝업을 선보이는 것이다. 당시 팝업스토어는 신제품 뉴 뗑 이돌 울트라 웨어 롱라스팅 파운데이션 홍보를 목적으로 운영된 바 있다.
일본 화장품 브랜드 시로도 지난해 한국법인을 설립하며 성수동에 플래그십스토어 오픈을 예고했다. 이 브랜드는 자연 유래 성분으로 만든 스킨케어, 메이크업, 향수 제품으로 인기를 끌며,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여행 필수 기념품으로 입소문이 난 바 있다.
업계에선 해외 화장품 브랜드들이 백화점 등 전통적인 유통 채널에 의존해왔으나 소비 트렌드 변화가 이러한 변화를 이끌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발 빠르게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출시하며 젊은 신규 고객층을 흡수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상황에서 수제화 거리로 알려졌던 성수역 일대는 최근 카페 거리와 맛집 등으로 탈바꿈하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MZ세대(1981~2010년 출생자)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찾는 힙한 장소로 자리 잡은 점도 한몫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성수역의 퇴근 시간대 일평균 승하차 인원은 2014년 8786명에서 지난해 1만8252명으로 10년 만에 약 2배 증가했다.
해외 브랜드뿐만 아니라 CJ올리브영도 지난해 11월 성수동에 최초의 혁신 매장 올리브영 N성수를 열었다. 이 매장은 총 5개층 약 1400평(4628㎡) 규모로 올리브영 매장 중 최대 크기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2019년 10월 성수동에 아모레 성수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어 다수의 브랜드와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유통 지형이 변화하면서 백화점 등 전통적인 유통 채널을 찾는 소비자층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다양한 소비자를 유치하고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화장품 트렌드의 중심지로 떠오른 성수동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