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지난해 매출 전망치 1조381억원 … 증권가 "무난히 달성"대표 제품 '카나브 패밀리'와 공동판매 '케이캡' 시너지 효과김 대표 미래먹거리 발굴 앞장 … LAB·CDMO·우주 사업 등 확장
  • ▲ 김정균 보령 대표 ⓒ보령
    ▲ 김정균 보령 대표 ⓒ보령
    제약바이오업계 연매출 '1조 클럽'에 보령이 합류할 전망이다. 대표 제품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와 공동판매 제품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 전체 매출을 견인하며 도출한 결과다. 특히 오너 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선지 3년만의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보령의 2024년 실적 추정치는 연결기준 매출 1조381억원, 영업이익은 745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20.8%, 9.1% 증가한 수치다. 

    보령은 지난해 1~3분기 누적기준 매출 7602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의 매출 증가세를 볼 때 1조원 달성이 확실해 보인다. 회사 매출은 지난 2022년 7605억원, 2023년 8596억원으로 성장 곡선을 그려왔다. 

    증권가에서도 보령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명선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매출 1조원은 무난하게 달성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제약사 중에서는 유한양행, 종근당, GC녹십자, 한미약품, 대웅제약에 이어 보령이 연매출 1조 클럽에 합류할 예정이다.

    보령이 외형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던 것은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덕분이다. 보령은 카나브의 적응증을 확대하고 복합제를 출시하며 일명 '카나브 패밀리'를 구축했다. 카나브 패밀리는 지난해 누적 1~3분기 매출 1138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약 15%를 차지했다. 

    보령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카나브 패밀리 신제품 4종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카나브 패밀리는 오는 2026년 연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항암제 사업도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항암제 부문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18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젬자, 알림타, 온베브지 등을 도입해 판매하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레거시 브랜드 인수) 전략이 통했다. LBA는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전략이다. 

    지난 2022년 일라이릴리로부터 인수한 '알림타'는 자체생산을 통해 지난해 3분기 매출이 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54억원 대비 262% 급증했다. 

    또한 공동판매도 매출증대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보령은 지난해 초 HK이노엔과 카나브, 케이캡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과거 HK이노엔은 종근당과 케이캡 공동판매를 진행했는데 계약이 만료되며 보령과 새롭게 계약을 맺었다. 양사가 대표품목의 공동판매를 함께 하면서 시너지가 더해졌다는 평가다. 

    케이캡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지난해 1~11월동안 총 1777억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했다. 또 5년 연속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1위 의약품에 올랐다. 보령은 새로운 캐시카우인 케이캡을 확보하며 매출 확대에 효과를 보고 있다. 

    이처럼 보령의 연매출 1조 달성이 가시화되면서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의 경영능력도 입증받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22년 선임된 김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선 지 3년만에 1조 문턱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현재 보령은 김 대표와 전문경영인인 장두현 대표가 각자 대표 체제로, 시너지를 내며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1조 클럽 달성을 넘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항암제 분야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LAB 사업을 비롯해 최근에는 CDMO(위탁개발생산)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보령은 지난달 대만 로터스와 세포독성 항암제의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다.

    김 대표가 경영권을 잡으면서 의욕적으로 뛰어들었던 우주 헬스케어사업도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보령은 지난달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둔 인튜이티브 머신스에 1000만달러(한화 약 147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나스닥 상장사로 민간 기업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보령 관계자는 "카나브 패밀리와 케이캡 공동판매가 외형 성장에 기여했으며 의정갈등 상황임에도 전사적인 노력을 통해 모든 제품이 고루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올해도 지속적인 공동판매 품목 발굴과 R&D 투자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