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38.2%, 중위소득 절반 이하남성보다 여성이 더 빈곤한 경향노인 빈곤율, 고령층일수록 악화
  • ▲ 지난해 12월31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사랑해 밥차 무료 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이 점심 배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뉴시스
    ▲ 지난해 12월31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사랑해 밥차 무료 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이 점심 배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뉴시스
    감소 추세를 보이던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2년 연속 악화되고 있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4명은 빈곤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보건복지부와 통계청의 e-나라지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노인빈곤율)은 38.2%로 집계됐다.

    가처분은 자유롭게 소비하거나 저축할 수 있는 소득을 뜻한다. 개인소득에서 세금 등을 빼고 연금 등 공적 이전소득을 보탠 것이다. 상대적 빈곤율은 전체 노인 중 소득수준이 중위소득 50% 이하인 사람의 비율을 가리킨다.

    2023년 노인빈곤율을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 31.8%, 여성 43.2%로 여성이 훨씬 더 빈곤했다.

    이같은 노인빈곤율은 우리나라 전체 상대적 빈곤율(14.9%)이나 근로연령인구(18~65세)의 상대적 빈곤율 9.8%(남성 9.7%, 여성 10.0%)보다 월등히 높다.

    특히 대체로 낮아지던 추세였던 노인 빈곤율이 최근 2년 사이 높아진 것이 눈에 띈다.

    2013년 46.3%, 2014년 44.5%, 2015년 43.2%, 2016년 43.6%, 2017년 42.3%, 2018년 42.0%, 2019년 41.4% 등으로 40%대 중반에서 초반으로 꾸준히 감소하다가 2020년 38.9%로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졌다. 2021년에는 전년보다도 1.3%포인트(P) 하락해 37.6%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나 2022년 38.1%로 높아지며 오름세로 돌아서더니 이듬해에는 0.1%P 더 높아져 2년째 나빠졌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도 최고 수준이다. OECD의 '한눈에 보는 연금 2023'(Pension at a glance 2023)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인구의 소득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평균(14.2%)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OECD 회원국 중 노인의 소득 빈곤율이 40%대에 달할 정도로 높은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

    우리나라 노인의 빈곤율은 고령층으로 갈수록 더 높다. 66~75세 노인 소득 빈곤율은 31.4%이지만, 76세 이상은 52.0%로 2명 중 1명 이상이 빈곤층에 속했다.
  • ▲ 65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 추이. ⓒ통계청
    ▲ 65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 추이. ⓒ통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