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에 캐나다 州에서 미국 주류 철수 방침EU '50% 관세' 유예 3월 31일까지… 미협상시 50% 관세 현실화글로벌 주류 제조업체, 관세 피해 제3지역 가격 인상 가능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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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보호를 명분으로 이른바 관세 전쟁을 시작하면서 유럽연합(EU)와의 ‘위스키 50% 관세’가 현실화를 앞두고 있다.

    위스키 산업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만큼, 제조업체들이 관세를 피해 아시아 등 제3지역 국가에서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 휴전 중인 美 관세 전쟁, 주류도 대상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하기로 한 25% 관세를 한 달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이날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캐나다 재무부가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등 대응에 나서면서 잠시 숨고르기에 나선 형국이다. 캐나다는 155조원에 이르는 미국 수입품 중 30조원 규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보복관세 품목에는 주류도 포함돼있다. 실제로 온타리오주, 매니토바주, 노바스코샤주,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주, 퀘벡주 등 캐나다의 다른 주들도 매장에서 미국 주류 철수 방침을 밝혔다.

    미국과 캐나다·맥시코간의 관세 마찰은 휴전에 접어들었지만 EU간의 마찰은 아직 남아있다. 특히 2018년 트럼프 1기 시절 EU와 빚어졌던 무역분쟁 여파가 아직 남아있다는 점도 문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철광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면서, EU는 미국산 위스키에 대한 25% 보복관세를 매기기도 했다. 이후 미국산 위스키의 EU 수출이 20% 줄어들기도 했다.

    분쟁이 확산되면서 EU는 미국산 위스키 관세를 50%까지 올리기로 결정했지만 2021년 미국과 협의하면서 해당 관세는 2025년 3월 31일까지 유예됐다.
  • ▲ 미국 증류주 협회, 데킬라 산업 회의소, 캐나다 증류주 협회 CIⓒ각 협회
    ▲ 미국 증류주 협회, 데킬라 산업 회의소, 캐나다 증류주 협회 CIⓒ각 협회
    ◇ EU, 미국산 증류주 ‘50% 관세’ 가시화… 글로벌 가격 인상 촉진

    문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EU 관세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과 EU간의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3월 31일로 다가오는 관세 유예가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커지고 있다.

    만일 50%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역시 유럽산 위스키 등 주류에 대한 보복 관세를 매길 가능성이 크다. 2018년 25%였던 관세 비율이 50%까지 오르게 되면 미국-EU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위스키 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과 EU는 상호 가장 큰 위스키 수출지역이다. 2023년 미국 증류주 수출액(14억 달러)의 40%에 달하는 8억8300만달러가 EU에 수출됐다. EU 역시 전체 증류주 수출의 20%가 미국에서 발생한다.

    특히 버번, 테네시 위스키, 테킬라, 캐나다 위스키 등 주류는 지정된 국가에서만 생산돼야만 하며 이를 어길 경우 해당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 제3국에 위치한 제조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방식도 불가능한 것.

    50% 관세는 사실상 사업의 붕괴를 야기한다. 해당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주요 제조업체로서는 제3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방법이 사실상 유일하다. 

    미국 증류주 협회, 테킬라 산업 회의소, 캐나다 증류주 협회는 공동 성명을 통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증류주에 대한 미국 관세가 3개국 모두에 상당한 피해를 줄 것”이라면서 “공동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복 관세의 악순환을 초래할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