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플루자, 일부 고위험 입원 위험 감소 … 美 내과학저널 메타분석 결과항바이러스제 vs 해열진통제, 비용 대비 효과적 접근 필요마상혁 위원장 "왜곡된 불안감에서 빠져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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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증상이 나타나면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공식처럼 자리 잡았지만 실제 효과는 미비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해열진통제 등 대증적 치료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불필요한 처방 대신 비용 대비 효과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최근 미국의사협회 내과학저널(JAMA Internal Medicine)에 독감 환자를 대상 항바이러스제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메타분석 연구가 보고됐다.중국과 캐나다의 연구자들이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원을 받아 1971년부터 2023년까지 3만433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73건의 무작위 임상 시험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항바이러스제 효과가 미비했다.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 조플루자(발록사비르), 리렌자로타디스크(자나미비르)를 비롯한 모든 항바이러스제는 고위험군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조플루자는 고위험 독감환자의 입원 위험을 일부 감소시키는 효과가 나타났으나 타미플루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건강한 일반인의 경우에는 독감 치료제를 쓰든 쓰지 않든 입원율에 차이가 없었다. 증상 지속 시간은 하루 정도 짧아지는 데 그쳤다. 오히려 구역, 구토 등 부작용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독감치료의 제1 원칙은 '해열진통제'항바이스제 과잉 투여 문제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학계 연구는 물론 정책적 개입이 부재한 실정이다.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창원 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은 "독감에 걸리면 항바이러스제 투여라는 공식을 깨야 할 때가 됐다"며 "건강한 일반인의 경우는 해열진통제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는데 과학적 근거가 제시된 메타분석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마 위원장은 "우리는 신종플루가 유행하던 2009년 이전 독감 치료에 있어서 항바이러스제 없이도 며칠 않다가 끝나는 경험을 해왔다. 그런데 지금은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아니면 치료가 안 된다는 식의 왜곡에 빠졌다"고 진단했다.그는 "본질적으로 독감 치료의 제1 원칙은 해열진통제 투여에 있다"며 "해열진통제와 항바이러스제 등 분리된 개념의 독감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환자에 상황에 맞는 처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부 합병증 또는 사망 사례, 장례식장 포화 등 문제는 불안감을 조성하는 원인이 되지만 항바이러스제 투여로 막을 수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때문에 국내 실정에 부합하는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마 위원장은 "독감 치료시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우월한 부분이 있는지부터 명확히 따져봐야 한다. 그 이후 어떤 환자군에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구분하고 걸러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그는 "앞으로 독감 유행 그래프가 어떻게 그려질지는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다. 다만 크고 작은 유행이 계속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두말할 나위 없이 예방접종은 필수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