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지난해 영업이익 283% 증가… 매출 12.3% 늘어티앤씨 '효성네오캠' 앞세워 퀀텀점프 기대 화학, 부채비율↓… 신사업 추진 기반 마련
  • ▲ 효성 조현준 회장 ⓒ효성
    ▲ 효성 조현준 회장 ⓒ효성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부진에 허덕이는 효성화학을 살리기 위해 묘수를 꺼냈다.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사업을 효성티앤씨에 매각해 일석이조 효과를 거둔다는 복안이다.  

    효성은 지난해 효성중공업 등 자회사의 실적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283% 증가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올해 효성티앤씨는 '효성네오캠'을 출범해 반도체·특수가스 사업을 강화할 전망이다. 효성화학은 매각대금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기존 사업을 개편해 효율성을 높이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효성의 지난해 실적은 효성중공업 등 지분법 자회사들의 실적개선과 효성화학 영구채의 평가방식 변경에 따른 손입 환입 효과"라고 분석했다. 

    효성그룹은 지난해 4분기 실적 호조 속에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3% 증가한 22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2조2728억원으로 1년새 12.3% 늘었다. 

    실제 성장세는 효성중공업이 견인했다. 변압기 시장의 호황으로 작년 매출 4조8950억원, 영업이익 306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시장전망치도 밝다. 인공지능(AI) 보급화로 전력수요가 증가해 전력기기 사업의 호조세가 계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잇따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앞다퉈 효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상향하며 올해 매출액이 5조5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건설부문 자회사인 진흥기업의 경우, 건설경기 침체와 매출 원가 증가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해 -47억원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 건설경기 회복되는 시점에 따라 실적도 일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효성티앤씨는 올해 '퀀텀점프'를 앞두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서 이물질을 세척하는데 쓰이는 삼불화질소(NF3) 등을 생산하는 사업부를 특수가스 자회사인 '효성네오캠'으로 출범해 고부가가치 소재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다. 기존 스판덱스 사업이 경기 변동성이 컸던 만큼 사업 다각화로 리스크를 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효성티앤씨는 중국 공장에서 연간 3500톤의 NF3를 생산하는데 효성화학이 국내에서 생산하던 8000톤까지 더해 연 1만15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글로벌시장에서 2위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효성화학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감소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가 확실시 된다. 효성화학은 이달 중으로 작년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알짜사업인 NF3 매각으로 이달 말 매각대금(9200억원) 인수가 완료되면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에는 추가적인 투자 여력도 확보해 신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부채상환에 쓰인 이자부담이 감소하고 '밑 빠진 독' 신세인 베트남법인에 대한 지분 매각까지 이뤄질 경우 신사업 추진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효성화학의 베트남법인인 비나케미칼은 올들어 세 차례 채무보증을 진행했는데 채무보증잔액은 2조1374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