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조한 수주잔고로 역대 최대 실적 달성동유럽 전차 수요 공략해 추가 수주 노려방사청, 현지 실무진 파견하며 지원 나서
  • ▲ 현대로템 경남 창원공장에서 생산된 K2 전차가 줄지어 서 있다. ⓒ현대로템
    ▲ 현대로템 경남 창원공장에서 생산된 K2 전차가 줄지어 서 있다. ⓒ현대로템
    현대로템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4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수주잔고 역시 20조원을 넘어서며 향후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로템의 작년 연간 매출은 4조2484억원, 영업이익은 455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43%, 116.66% 증가한 수치다.

    유례없는 호실적을 기록한 현대로템은 수주잔고도 20조8650억원으로 늘리며 일감을 넉넉히 확보했다. 사업 부문별로 레일솔루션(철도) 14조3480억원, 디펜스솔루션(방산) 5조5980억원, 에코플랜트 9190억원 등이다.

    전문가들은 수주 총액에서 70% 비중을 차지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철도 사업뿐만 아니라 내수 중심이던 방산부문 수출을 해외로 늘려나간 것이 성장의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2021년 3억원이던 방산부문 수출액은 작년 4분기 폴란드향 K2 전차 인도 물량이 매출로 인식되며 매출액 7223억원, 영업이익 1391억원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회사는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K2 전차를 앞세워 폴란드, 루마니아 등 동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폴란드 군비청은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K2 전차 긴급소요분과 폴란드형 K2 전차 등을 포함한 1000대 규모의 기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로템은 4조5000억원 규모의 1차분 180대 실행계약을 진행하며 올해까지 납품을 마칠 계획이다. 회사는 2024년 국영방산그룹 PGZ와 K2PL 생산·납품을 위한 신규 컨소시엄 합의서를 체결하며 2차 이행계약을 준비했다.

    현재 현대로템은 K2 전차 2차 계약을 놓고 1차와 비슷한 180대 수준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날아오는 미사일에 대응탄을 발사해 공중에서 폭발시키는 하드킬 능동방어시스템 등 다양한 옵션을 논의하며 상반기 내에 협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방위사업청도 막바지 협상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20일 현지에 실무진을 파견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파베우 베이다(Paweł Bejda) 폴란드 국방 차관과 면담을 통해 K2전차 2차 이행계약 체결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조속한 계약 체결을 약속하기도 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2차 계약 이후 신속한 납기와 품질, 군 장비의 현대화 시스템을 강점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 동유럽 국가로 수출 범위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최근 트럼프 정부가 유럽 연합(EU)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자 유럽 내 자주국방을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어 K-방산이 다시 한번 주목 받고 있다. 더불어 동유럽에 남아있는 노후 전차들의 교체 주기가 도래하며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먼저 루마니아 군이 추진 중인 전차 현대화 물량 250여대에 대해 독일 레오파드 2A8과 경쟁하고 있다. 또한 작년 9월 수렌 파피키안(Suren Papikyan) 아르메니아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K2 전차 구매에 대한 가능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K2 전차의 신속한 납기와 우수한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럽 뿐만 아니라 남미 등 군 장비의 현대화 수요를 겨냥해 수출국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