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 주도로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 'TBMC' 출범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에스티팜 등 국내 기업과 경쟁 가능성 有
  • ▲ 의약품 ⓒ연합뉴스
    ▲ 의약품 ⓒ연합뉴스
    대만이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인 TSMC의 신화를 이어갈 바이오판 TSMC, 일명 TBMC를 본격 추진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에스티팜 등 국내 CDMO(위탁개발생산) 업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5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대만 정부(경제부)의 주도하에 2023년 5월 설립된 대만바이오제조기업(TBMC) 생산라인의 첫 번째 단계가 올해 말 완료될 예정이라는 대만중앙통신사(CNA) 발표가 있었다. 

    TBMC는 대만 정부와 미국 바이오의약품 제조회사인 내셔널 리질리언스의 합작 투자로 출범했다. 

    대만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시기 일시적인 백신 부족사태를 겪으며 바이오의약품 제조 역량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후 CDMO 서비스를 통해 첨단 바이오의약품을 신속 제조할 수 있는 국가 능력을 확보하고자 TBMC 설립을 주도했다. 

    TBMC는 대만 최초의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이 될 예정이다. 핵산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생물학적제제(단백질의약품) 등 4대 분야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에스티팜, 차바이오텍 등과 사업 영역이 겹친다. 항체의약품 위주의 사업 모델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는 거리감이 있지만 향후 TBMC가 더 큰 시장인 항체의약품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럴 경우 삼성그룹은 반도체 산업에 이어 바이오 산업에서도 대만 정부 주도 기업과 또 한 번 맞붙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CDMO 기업이 늘어나는 것은 공급망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결국 사업 안착을 위해서는 경쟁력을 갖추고 수주를 잘 하는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대만 정부가 제약바이오 산업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하면서 바이오의약품 부문에서는 앞서 나가는 부분이 있다"면서 "대만은 미국의 우방국이다보니 생물보안법 등 수혜도 가능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서 작용할 수 있어 국내 바이오 CDMO 기업들이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TBMC는 지난해 6월 난강 공정개발연구소를 완공하고 주베이시 GMP 공장을 2단계로 나눠 건설하고 있다. 1단계인 핵산 및 세포배양시설은 올해 말, 2단계인 생물학적제제 및 바이러스 벡터 제조시설은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또 지난해 TBMC는 시리즈 A 자금조달을 통해 약 23억 대만달러(약 1017억원)를 조달했으며 현재 회사 자본금은 45억9000만 대만달러(약 2030억원)에 달한다. 향후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 B 라운드의 자금 조달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주주로는 정부펀드(국가개발기금)이 약 22%, 미국 내셔널 리질리언스가 35%, 국가개발기금, 야오화유리행정원의 국가과학기술개발기금 등 범공공펀드가 약 35% 등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TBMC는 바이오의약품분야의 TSMC가 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장요우시안 TBMC 대표이사는 "위탁개발생산(CDMO)는 빠르고, 우수하고, 저렴하고, 유연해야 돈을 벌 수 있다"면서 "의약품 파운드리 모델은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초기 주베이 공장은 유연한 생산기능을 가지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난해 미국에서 생물보안법이 추진되면서 많은 미국 기업들이 TBMC를 찾고 있다"며 "대만에 공장이나 실험실을 건설하는 비용이 미국에 건설하는 것보다 저렴하고 자본투자가 적게 들고 공장 건설 속도가 빠르며, 대만은 빠르고 우수하며 비용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고 이는 바이오의약품 파운드리의 중요한 이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