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난해 무역적자 9184억달러 사상 최대 … 강달러 영향韓 12월 경상수지 123.7억 달러 흑자 … 20개월 연속 흑자연간 경상수지 990억 달러 흑자 … 연간 기준 역대 2위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전쟁'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비해 한국은 수출 호조와 해외 증권투자 배당 등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흑자를 거뒀다. 특히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규모가 12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10.4% 증가한 1277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미 수출 증가율 5.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난달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해 글로벌 ‘관세전쟁’을 본격화하면서 한국의 반도체 등을 관세 대상으로 직접 언급하고 있어 향후 대미 수출에 악영향을 줄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美 지난해 무역적자 9184억 달러 ‘사상 최대’

    미국 상무부는 5일(현지시간) 지난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918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335억 달러(17.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사상 최대 적자 규모다.

    수출은 3조1916억 달러로 전년보다 1198억 달러(3.89%) 증가했지만 수입이 4조1100억 달러로 2533억 달러(6.56%) 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늘었다. 

    교역 국가별로 보면 중국과의 무역에서 적자폭이 2954억달러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 2356억 달러 △멕시코 1718억 달러 △베트남 1235억 달러 △아일랜드 867억 달러 △독일 848억 달러 등 순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660억 달러로 일본에 이어 9번째였다.

    지난해 세계 주요 경제권의 경기가 부진했던 반면 미국은 지난해 2.8%의 강한 성장률을 기록하며 미국의 무역 적자 폭을 늘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소비자들이 강달러 기조 아래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수입품을 많이 소비한 것이 수입을 대폭 늘렸다. 반면 미국 제조기업들은 강달러 기조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자동차, 부품, 엔진 수출의 감소 폭은 전년 대비 108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984억 달러로, 전월 대비 195억 달러(24.7%) 증가했다. 적자폭은 다우존스(968억 달러 적자)와 로이터통신(966억 달러 적자)가 각각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수출이 2665억 달러로, 전월대비 71억 달러(-2.59%) 줄었다. 수입은 3649억 달러로, 전월 대비 124억 달러(3.51%) 늘면서 무역수지 적자 증가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한 달간 유예했지만, 중국에 부과하는 10% 추가 관세는 예정대로 지난 4일부터 시행했다. 중국이 이에 보복조치를 예고하면서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 ▲ 미국 로스앤젤레스항의 중국산 수입품 컨테이너. ⓒ로이터/연합뉴스
    ▲ 미국 로스앤젤레스항의 중국산 수입품 컨테이너. ⓒ로이터/연합뉴스
    ◇12월 경상수지 123.7억 달러 흑자 … 8개월 연속 흑자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4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123억7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3년 5월 이후 20개월 연속 흑자로 12월 기준 역대 최대 흑자 기록이다. 월 단위 전체 기준으로도 역대 3위에 해당한다.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104억3000만 달러로 21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전월(98억8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수출은 633억 달러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품목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수출 증가율이 전월(0.8%)보다 크게 높아졌다. 수입은 528억7000만 달러로 4.2% 증가했다. 자본재(24.4%)·소비재(1.2%) 등을 중심으로 3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 기타사업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1억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가 전월(-19억5000만달러)보다는 확대됐으며, 전년 같은 달(-29억8000만달러)보다는 줄었다.

    본원소득수지 47억6000만 달러로 흑자를 나타냈다.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증권 투자 배당 소득을 중심으로 35억90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990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으로 지난 2015년(1051억2000만 달러) 이후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지난해 11월 한은이 제시한 연간 전망치 900억 달러를 크게 웃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IT의 경기 상황, 미·중 무역갈등, 등이 경상수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며 "고사양 반도체 투자 수요는 견조하겠지만 범용 반도체는 수요 부진이나 경쟁 심화로 어려움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