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자본시장 양면전쟁 위기…활성화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학계 "장기투자 지원 인프라 미흡…주주환원과 지배구조 개선해야"업계 "기업 경쟁력이 핵심…기업 이익도 주주에게 충분히 돌아가야"
  •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 증시 활성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감원 제공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 증시 활성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감원 제공
    높아진 세계 경제 불확실성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이에 기관과 업계, 학계, 투자자 등 각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증시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국 증시 활성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박세영 노무라 금융투자 전무, 이진영 NH-아문디자산운용 본부장 등이 자리해 한국 증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번 토론은 그간의 자본시장 선진화 노력과 성과를 평가하고 한국 증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안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현재 우리 자본시장은 선진국 시장과의 격차 및 가상자산 시장의 도전을 받는 양면 전쟁의 위기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시장 내 혁신산업 성장 지연과 투자자의 미국 주식시장 쏠림 등으로 자본시장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위축되고 있다"며 "여기에 글로벌 통상 마찰과 기술 패권 경쟁이 자본시장의 펀더멘탈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 내 장기투자 수요 확충, 기업 경영진의 주주 충실 의무, 자본시장 개혁의 조속한 추진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함으로 그간의 정책적 노력을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가야 한다"며 "금감원은 앞으로도 시장 참여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자본시장 선진화를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한국증시 활성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금감원 제공
    ▲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한국증시 활성화를 위한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금감원 제공
    토론자로 나선 김수연 법무법인 광장 연구위원은 "지난해 정책을 살펴보면 기업가치 개선계획 공시, 밸류업 지수와 같이 접근하기 쉬운 단기적 해소책이 추진됐다"며 "이러한 방법에 시장도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이미 10년 전부터 시작된 여러 정책 토대 위에 후속 조치로 PBR 요건 등이 나온 것"이라며 "좀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근본적 시장 개편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천준범 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무죄 선고를 보면 한국에서는 이사의 주주 보호 의무가 없는 셈"이라며 "세세한 규정 보완보다 회사가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선언이 먼저"라고 꼬집었다.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장기 투자를 지원하는 시장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미흡한 주주환원과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주주들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기관투자자들의 활동을 지원해 주주권 행사 활동을 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며 "한국형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령화 사회를 맞아 장기적인 투자를 지원할 수 있는 시장의 인프라를 주문했다. 현재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도 강조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사회는 2025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연금 자산 축적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국민연금은 질적인 측면, 퇴직연금 양적인 측면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진영 NH-아문디자산운용 본부장은 "기업의 본질 경쟁력 자체가 핵심"이라며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이 주주들에게 충분히 돌아갈 수 있도록 판이 짜여있는지도 중요하다"고 했다.

    박준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자산형성에 대한 관심은 많아졌지만 청년이라는 특정 연령에 집중돼 있다"며 "생애주기에 맞는 다양한 자산형성 프로그램과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특정 기관 및 부서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관련 개정 법안도 많이 올라와 있다.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투자자와 시장이 요구하는 접합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