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서 리튬 스포듀민 직접 생산 개시배터리 핵심광물 … 자체조달로 원가 절감완성차 '리튬 독립' 시작 … 마진 압박으로
  • 테슬라가 미국에서 리튬을 자체 조달하기 시작했다. 테슬라는 전기차 뿐만 아니라 배터리도 자체 생산하는데, 핵심 광물인 리튬을 자체 조달함으로써 비용절감에 나서는 모양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향후 완성차 기업들의 리튬 '사급'이 본격화 될 경우 K-배터리 기업들에 대한 마진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테슬라의 4분기 실적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는 텍사스에서 리튬 정광 초도물량 생산에 성공했다. 테슬라가 텍사스에 리튬 정제소를 지은 지 18개월 만이다. 

    테슬라는 "아시아를 제외하고 전세계 어느 리튬 정제소보다 빠르게 리튬 정광을 생산했다"고 자평했다. 

    테슬라가 텍사스에서 리튬 정광을 생산하는 이유는 미국산 리튬 확보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테슬라는 심한 원가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BYD를 비롯한 저가 중국산 전기차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캐즘이 장기화되면서 전기차를 팔기 위해선 가격을 낮춰야만 하는 상황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판매량이 2011년 이래 처음으로 전년 대비 역성장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테슬라가 리튬 '자급자족'에 한발짝 다가서면서 K-배터리 기업들의 가격 협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통상적으로 배터리 및 소재 가격은 리튬 가격과 연동된다. 리튬 가격이 오르면 이를 감안해 완성차 기업들이 가격을 더 쳐준다. 

    '판가연동제'를 활용해 국내 배터리 및 소재 기업들은 리튬이 저렴할 때 이를 비축해둔다. 향후 리튬 가격이 반등하면 제품 가격이 올라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리튬 사급이 위협적인 이유는 판가연동제의 틀을 깨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10억달러를 투자해 건설한 텍사스 리튬 정제소는 연간 50GWh에 달하는 리튬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전기차 약 100만대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81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즉 향후 테슬라 전기차 절반은 자체 생산 리튬을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향후 자신들이 생산한 리튬을 배터리 공급사에게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싸게 비축해둔 리튬을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리튬 가격이 반등해도 수혜를 보기 어렵고, 마진 압박도 커질 것"고 설명했다.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기업엔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 CATL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