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병원協 "영유아 등 기존 산정특례 한계, 정책 확대 절실"아픈 것도 힘든데 경제적 부담 … 미숙아 학대 사망사건 도마도덕적 해이 처단에 집중 '실손 개혁' 한계 … 절실한 곳에 보장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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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소아 만성질환이 늘어나고 있지만 제도적 보호망은 과거에 머물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해결은 국가의 중추적 과제인데 정작 아픈 아이를 치료하기 위한 환경은 조성되지 않은 한계에 봉착했다. 막대한 의료비 부담은 큰 고통으로 작용하고 있다.10일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소아 만성질환은 기존 산정특례만으로 아이를 돌보기에 너무나 부족한 여건이므로 보다 확대된 정책 개발과 지원이 마련돼야 하고, 실손보험에서 거절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그는 "만성질환 환아 상당수가 신생아나 영유아인 관계로 입원시 간병비를 비롯한 추가 비용이 발생해 가정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끼쳐 결국 가정이 파탄나는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소아 만성질환은 주로 선천적이거나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을 가진 아동을 의미한다.구체적으로 백혈병, 뇌종양, 림프종, 선천성 심장질환, 심부전, 만성 신부전, 신증후군, 간경화, 만성 간염, 만성 폐질환, 낭포성 섬유증, 당뇨병, 성장호르몬 결핍증, 뇌성마비, 간질, 류마티스 관절염 등이 포함되며 산정특례를 통한 의료비 혜택이 주어진다.성인과 마찬가지로 소아 만성질환에 산정특례가 적용되면 본인부담금이 대폭 줄어든다. 다른 점이 있다면 경제적 부담이 더 크다는 것이다. 특수 치료, 일부 신약, 고가 장비 사용 등은 본인이 전액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이러한 환경이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 아이의 치료를 포기하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 실제 미숙아로 태어나 건강이 좋지 않은 생후 25개월 된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30대 부부의 사건이 수면 위로 올랐다.지난 6일 열린 대전지법 첫 공판이 열렸다. 당시 검찰은 "숨진 아이의 의료비 부담 등이 커지자 양육에 회의감을 갖게 되면서 아이에 대한 학대가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부부의 변호인 역시 "피고인들은 기본적으로 반성하고 있고 공소사실을 부인할 마음이 없다"며 "다만 살해 의도는 없었고 학대 행위와 사망의 인과 관계 부분은 소명이 필요하다"고 했다.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소아 만성질환에 대한 안정적 제도적 지원책이 마련해야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양육환경이 마련된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산정특례 적용 범위 확대 및 본인부담금 상한액 조정 ▲실손의료보험 보험가입 거부 개선 ▲비급여 항목 지원 강화 ▲환자와 가족을 위한 심리 상담 및 사회복지 서비스 제공 ▲간병비 지원 ▲소득 수준에 따른 추가 지원금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최 회장은 "특히 1인실 사용이 불가피한 극소 저체중 출생아(ELBW) 환아 및 중증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1인실 비용 감면을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격리병실 정책 확대나 별도 의료비 지원 정책 마련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 ▲ 최용재 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 ⓒ박근빈 기자
◆ 실손보험 거절, 냉혹한 현실 … 개선 촉구아픈 아이들이 산정특례를 받게 되면 실손보험 가입은 거절된다. 장기적으로 들어가야 할 의료비 부담을 알고 있기에 사전에 차단하는 냉혹한 현실이다.특히 실손보험 개편은 도덕적 해이로 인한 의료과잉 문제를 해결하는데 방점이 찍혀있어 정작 사각지대에 놓인 문제를 풀어내기엔 역부족이다.최 회장은 "만성질환 환아라는 이유로 실비보험 등 일반적인 보험 가입이 불가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실질적 경제적 부담으로 전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어려운 환경에 놓인 만성질환 소아청소년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이 큰 현실을 정책 당국과 입안자가 반드시 인지해 특단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며 "실손이 제2의 건강보험이 역할을 하려면 도덕적 해이를 막으면서도 필요한 곳엔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현재 민간보험사의 손해율을 양산하는 일부 행위가 비급여 시장을 무분별하게 확대하는 원인이 되고 필수의료 유인을 억제하고 있다는 논리가 중점적으로 다뤄지고 있다.하지만 그 이면에 실손 가입 거절로 고통받는 소아 만성질환 등 사각지대로 존재한다. 이를 포함한 전방위적 개혁이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 협회의 판단이다.최 회장은 "제도적 지원책 보완과 함께 민간영역에서 실손보험 보장도 존재해야 소아 만성질환을 돌보는 최소한의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라며 "아이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