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실적선행지표 '수주잔고율' 5%p 증가 '흑자전환' GS건설, 플랜트부문 잔고 570% 급증 현대·DL이앤씨, 잔고율 낮지만 수주총액은 'UP' "선별수주 기조속 잔고유지 고무적…속단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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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대형건설사들이 어닝쇼크급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다만 실적 선행지표인 수주잔고율이 전년대비 상승했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일각에선 'U자형' 반등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수익성 저하 원흉으로 꼽히는 원가 압박이 계속되고 있어 수주잔고만으론 반등을 점치기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12일 각사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물산 건설부문 수주잔고율은 148%로 전년 143% 대비 5%포인트(p) 상승했다. 수주잔고율은 수주잔고를 전체 매출로 나눈 값으로 기업안전성 및 실적 선행지표로 꼽힌다. 해당수치가 100%면 1년치, 300%면 3년치 일감을 쌓아둔 것으로 해석된다.잔고율만 놓고보면 삼성물산은 총 27조7150억원 규모 먹거리를 확보해 놓았다. 이는 전년 27조7240억원대비 0.03% 줄어든 수치지만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높은 플랜트부문 수주잔고가 7조420억원에서 10조6800억원으로 51.7% 급증하며 실적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같은기간 대우건설 수주잔고율은 387%에서 423%로 36%p 증가했다. 수주잔고 총 44조4401억원 가운데 주택건축부문이 34조4333억원으로 77.5%를 차지하고 있다.해외수주잔고는 총 5조5989억원으로 이중 3조3584억원(60.0%)이 나이지리아·리비아 등 아프리카지역에서 나왔다.흑자전환에 성공한 GS건설도 수주잔고율이 403%에서 466%로 63%p 늘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수주잔고 59조9532억원 가운데 주택이 32조830억원으로 53.5%를 차지했고 △신사업 17조824억원 △인프라 5조8198억원 △플랜트 3조336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특히 플랜트 경우 전년 4980억원에서 3조3366억원으로 1년새 수주잔고가 570% 급증했다. -
- ▲ 에쓰오일 공장 전경. ⓒDL이앤씨
현대건설과 DL이앤씨는 별도기준 전년대비 수주잔고율이 소폭 감소했지만 총액 자체는 늘었다.현대건설은 총 수주잔고가 2023년 58조4991억원에서 지난해 60조9050억원으로 4.1%, DL이앤씨는 23조5207억원에서 23조7179억원으로 0.8% 증가했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수주잔고는 추후 건설경기, 원가율 등 외부요인이 완화되는 시점에 매출로 직결된다"며 "일정부분 수주잔고를 확보해둔 상황에서 지난 4분기 부실요인까지 상당부분 털어내 실적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본격적인 실적회복을 위해선 원가율 하락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해부터 철광석·유연탄 등 원재료값은 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자재값과 공사비는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거용 건설공사비지수는 129.08로 2020년 12월 101.84대비 약 27% 올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의 관세부과 정책이 더해져 공사비는 더욱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건설사 대부분 선별수주 기조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수주잔고가 일정수준 유지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주택부문 원가율이 평균 90% 중반대에 이르고 있어 수주잔고만으로 실적개선을 속단하긴 이르다"고 예상했다.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18년 저점을 찍었던 건설사들의 수주잔고는 매년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특히 최근 몇년간 도시정비 수주가 급증하면서 수주잔고중 국내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