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지분 58.62% 인수김동선 부사장, 외식·푸드테크 노하우 더해 급식사업 이끌 듯사조그룹, 푸디스트 인수로 급식시장 진출 … 판도 변화 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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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워홈 본사 전경.ⓒ아워홈
국내 단체급식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됐다. 한화그룹이 국내 급식업계 2위 아워홈 인수방안을 확정하면서다. 업계는 한화의 과거 급식사업 운영 노하우와 유통서비스 사업 역량, 푸드테크 기술과의 시너지를 통해 아워홈이 급식시장 1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이하 한화호텔)는 전날인 11일 아워홈 지분 58.62%(약 1338만주)를 8695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인수 대상은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미현 아워홈 회장 등이 보유한 주식으로, 양수 예정일은 4월29일이다.한화호텔은 아워홈 경영권 인수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우리집에프앤비'(가칭)를 설립하고 2500억원을 출자한 상황이다.한화호텔의 아워홈 인수를 이끈 인물은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다. 김 부사장은 그룹의 유통·레저사업을 이끌고 있는데, 역점 사업으로 '푸드테크'를 내세우며 식음 관련 사업 확장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그는 미국 프리미엄 버거 '파이브가이즈' 국내 론칭,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 인수 등 외식·푸드테크 분야에서 활발한 경영 행보를 이어왔다.지난해 2월에는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을 푸드테크 전문 기업 '한화푸드테크'로 변경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한화의 급식사업 재진출은 5년 만이다. 한화는 지난 2020년 단체급식·식자재 부문인 푸디스트를 매각하고 관련 사업에서 손을 뗐다. 수익성 저하가 사업 철수 배경이다.다만 최근 팬데믹 이후 고물가까지 겹치며 급식시장이 지속 성장세를 보이자 한화는 급식사업 재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런치플레이션(점심과 물가상승의 합성어)' 현상이 장기화되며 단체급식과 식자재유통사업 등을 영위 중인 주요 업체들은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 중이다.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매출 3조22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9% 증가한 수치다. 삼성웰스토리는 매출 3조1180억원을 넘어서며 처음으로 ‘3조 클럽’에 등극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전년 대비 매출이 4% 증가한 2조2075억원을 달성했다.업계는 외식·푸드테크 사업 역량, 푸디스트 운영 이력을 보유한 한화와의 시너지를 통해 급식시장 2위 아워홈이 업계 1위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지난해 기준 아워홈의 급식·외식을 포함하는 식음료 사업 매출은 1조17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전국 850여개 사업장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미국, 중국, 폴란드, 베트남, 멕시코 등 해외 5개국에도 진출했다. 미국에서는 기내식 사업도 운영 중이다.업계 1위는 삼성웰스토리로, 지난해 급식 매출은 약 1조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지난해에는 사조그룹이 푸디스트를 인수하며 급식 시장 경쟁에 참전, 판도 변화에 관심이 더욱 몰리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 사조그룹의 사조대림과 사조오양은 VIG파트너스가 보유한 푸디스트 지분 전량(99.86%)을 2520억원에 사들였다.사조그룹은 당시 푸디스트 인수를 통해 원자재부터 제조, 판매, 유통을 아우르는 식품 밸류체인을 완성해 시장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재 푸디스트는 급식업계 6위 수준에 불과하지만, 사조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규모를 점차 키워나갈 가능성도 높다.한편 한화호텔의 아워홈 인수에는 아직 남은 관문이 존재한다. 경영권 분쟁서 밀려난 구지은 전 부회장, 차녀 구명진 씨가 여전히 한화에 지분을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분 약 40%를 보유 중이다.구지은 전 부회장은 오빠와 언니가 보유한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 중인데, 이를 근거로 법원에 인수를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법적 분쟁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우선매수권 행사와 관련해 한화와 구 전 부회장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한화 측은 권리 행사 여부를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구 전 부회장이 의사를 밝히지 않아 권리가 사실상 소멸됐다는 입장이다.급식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푸드테크 기술 역량 등이 급식업에 접목될 경우 수익성 효율화 등이 이뤄질 수 있어 아워홈 매출 또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급식업계 시장 판도 변화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