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 '모바일 ICU' 출범 중증환자 '골든타임' 사수에 총력일반 구급차 대비 1.5배 넓은 공간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92건 이송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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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바일 ICU(중증환자 전담구급차) 출동 현장. ⓒ한림대성심병원
지난 1월 27일 명절 연휴와 폭설로 최악의 도로 상황에서도 충청북도 제천시에서 약 140km 떨어진 경기도 안양시까지 호흡부전으로 ECMO(에크모)를 찬 환자가 이송됐다. 통상 중증 환자의 장거리 이송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움직이는 중환자실'로 불리는 모바일 ICU(중증환자 전담구급차) 덕분에 환자가 살았다.12일 한림대성심병원에 따르면 당시 환자는 심각한 호흡부전이 있어 에크모 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전문적 치료를 위해 장거리 이송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당시 연휴로 인해 인력 가동이 제한적이었고 폭설까지 겹쳐 도로 사정이 극도로 나빴다.상황은 심각했지만 한림대성심병원 모바일 ICU팀과 에크모팀, 그리고 김형수 병원장(흉부외과)의 협력이 빛을 발했다.응급상황이 벌어졌던 당일 15시 26분 안양에서 출발한 의료진은 폭설과 교통 체증을 뚫고 5시간 가까운 사투 끝에 20시 10분에 제천 소재 A병원 중환자실에 도착했다.이후 환자에게 에크모 장비를 장착한 후 이송을 진행하고 철저한 모니터링과 처치 속에 23시 14분에 무사히 한림대성심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이송 후 환자의 상태는 빠르게 호전됐고 일주일 만에 에크모 치료를 중단할 정도로 상태가 개선됐다. 현재는 호흡기내과로 전과돼 회복 치료를 받고 있다.이번 사례에서 모바일 ICU 가동 덕분에 환자가 살아났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증환자 이송을 위해 특수 제작된 전담구급차로 의료진이 차량 내에서 중환자실 수준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모바일 ICU는 길이 7.56m, 너비 2.37m, 높이 2.92m로 일반 구급차보다 1.5배 넓다. 내부에는 체외막산소공급장치(ECMO), 인공호흡기, 환자 모니터링 장비, 고유량 산소치료기 등 중증환자 생명 유지를 위한 의료장비가 탑재됐다.일반 구급차보다 더 많은 내부 전력을 쓸 수 있고, 산소통도 일반 구급차에 비해 4배 이상 실을 수 있어 에크모와 인공호흡기 동시 사용이 가능해 장거리 이송에도 적합하다.한림대성심병원은 이를 통해 타 병원으로 전원이 필요한 중증환자를 병원 간 이송하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됐다.◆ 3개월간 92건 이송 … "중증환자 대응 선도적 모델 구축"양원석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월까지 3개월 동안 총 92건의 모바일 ICU 이송을 수행했다"고 밝혔다.이송 환자 유형으로는 ▲급성심근경색 및 뇌졸중 환자 21건 ▲신생아 및 소아 환자 16건 ▲에크모 환자 3건 등이었다.이 기간 누적 이송 거리는 3263km에 달하며 1건당 평균 35.4km를 운행했다. 지역별 이송(요청지역-수용지역 순) 현황은 ▲경기-경기 62건 ▲경기-서울 22건 ▲서울-경기 2건 ▲충북-경기 2건 ▲경기-인천 2건 ▲경기-강원 1건 ▲기타 1건 등으로 집계됐다.김형수 한림대성심병원장은 "더 안전하고 전문적인 중증환자 이송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으로 중증환자를 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어 뜻깊다"며 "중증환자 이송체계의 선도적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의료진 교육과 장기 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한림대성심병원은 2024년 6월 보건복지부와 경기도가 추진한 ‘중증환자 병원 간 이송체계 구축 시범사업’에 선정돼 2024년 11월부터 모바일 ICU를 운영 중이다. 중증환자의 병원 간 이송뿐 아니라 향후 재난 발생 시 현장 의료지원, 항공이송과 연계한 중증환자 이송 등으로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