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국내 제약사 최초 매출 2조원 돌파 … 렉라자 영향대웅제약, 매출 1조2654억·영업이익 1638억 … 최대 실적GC녹십자·한미약품·종근당, 영업이익 감소 … 수익성 악화
  •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GC녹십자 본사 전경 ⓒ각 사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GC녹십자 본사 전경 ⓒ각 사
    지난해 국내 제약업계 매출 상위 5개사의 실적이 발표됐다.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대웅제약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나머지 세 기업은 모두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이 2조6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77억원으로 전년보다 16.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480억원으로 64.3% 감소했다.

    국내 제약사 중 매출 2조원을 넘긴 것은 유한양행이 처음이다. 렉라자 덕분이다.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J&J)의 항체 신약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지난해 8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으면서 유한양행은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으로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수령했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연구개발비 투자가 늘어나면서 감소했다. 지난해 유한양행의 R&D 비용은 27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6억원 증가했다. 올해는 유럽 허가에 따른 마일스톤 수령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 품목 허가를 기다리고 있어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렉라자 판매 확대와 중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 진출을 비롯해 알레르기 치료제 등 추가 파이프라인의 라이선스 아웃 등으로 올해 수익성 개선을 이뤄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매출 상위 5대 제약사 중 대웅제약은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 모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조2654억원, 영업이익 16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6%, 영업이익은 22.8% 증가했다. 또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3%에 달한다.

    펙수클루, 엔블로 등 전문의약품 부문과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대웅제약의 전문의약품은 지난해 86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는 출시 3년 차인 지난해 국내외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도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넘었다. 

    특히 나보타가 지난해 매출 1864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대폭 성장했다. 나보타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4%다.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에서는 미용 톡신 시장 점유율 13%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GC녹십자,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GC녹십자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이 1조67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2억원으로 6.8% 감소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8월 미국에 출시한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매출이 확대됐다. 알리글로 지난해 매출은 45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감소는 자회사 GC셀의 실적 부진으로 인한 영향이다. GC셀은 지난해 매출 1745억원, 영업손실 200억원, 당기순손실 7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495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0.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 감소한 2162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 측은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의료파업 장기화 및 마일스톤 부재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매출 1조5864억원, 영업이익 99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5%, 59.7% 감소한 수치다. 

    종근당의 실적 부진은 지난 2023년 초대형 기술 수출로 유입된 계약금이 빠지면서 비롯된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종근당은 2023년 11월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에 대해 13억500만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당시 종근당은 계약금 8000만달러(약 1061억원)를 수령했다. 

    과거 HK이노엔과 맺었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판매 계약 종료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종근당 측은 고덱스(간장질환제)와 펙수클루(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등이 도입되면서 케이캡 매출 하락을 방어했으며 올해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