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모두 패소 시 대법원갈 가능성도… 끝까지 갈 듯LS전선 "배상액 부족", 대한전선 "특허 침해 아냐" 각각 주장기아차 화재사고·해저케이블 유출 등 사사건건 '갈등'
-
- ▲ ⓒLS전선
국내 전선업계 1, 2위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의 특허 침해 소송이 5년 6개월 만에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2023년 항소 이후 2년 만에 내려질 이번 판결이 양측의 법적 분쟁에 마침표를 찍을 지, 아니면 대법원까지 이어질 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허법원, 내달 13일 2심 선고특허법원 제 24부(부장판사 우성엽)는 내달 13일 오후 2시 항소심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당초 예정일은 오는 19일 오후 2시였지만, 재판부 사정으로 선고 기일이 한 달가량 늦춰졌다.LS전선은 2019년 대한전선의 부스덕트용 조인트 키트 제품이 특허권을 침해했다 고소를 제기했다. 이후 2022년 9월 1심 재판부는 LS전선에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당시 1심 재판부는 "대한전선의 제품 판매는 LS전선의 특허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유 중인 해당 제품을 폐기하라"고 했다. 또 대한전선에 4억9623억원의 배상 판결도 내렸다. 이에 대한전선은 "특허를 침해한 사실이 없다"고 항소했고 LS전선도 "배상액이 적다"고 불복했다.LS전선은 2심에서도 승소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LS전선 측은 "당연히 2심도 이길 거라고 보고 있다"면서 "1심 배상액이 피해 규모보다 적었다"고 밝혔다. 1심에서 LS전선의 청구금액인 40억원의 12% 수준에서 배상 결과가 나온만큼 2심에서는 더 큰 배상을 기대하고 있다.반면 대한전선 측은 "해당 특허는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지 않아 해당 기술 분야의 통상의 기술을 가진 사람이면 쉽게 발명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업계에서는 2심 결과에 따라 패소한 측이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허 침해 소송은 기술적 쟁점이 복잡해 대법원에서 최종 판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러 송사를 겪으며 두 기업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점도 지리한 법적 공방을 예고하는 지점이다.◆ 해저케이블 설계 유출 의혹까지… 깊어지는 갈등LS전선과 대한전선 간의 법적 다툼은 이뿐 만이 아니다.2018년 발생한 기아차 화성공장 정전사고는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당시 기아 화성공장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해 총 182억원의 손해가 발생하자 기아는 LS전선과 대한전선을 공동 피고로 소장을 제출했다.이후 1, 2심에서는 시공사인 LS전선이 기아에 72억8400만원을 기아에 배상하라 선고했다. LS전선은 대한전선이 공급한 EBA 자재(케이블)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접수한 상태다.LS전선과 대한전선 간의 갈등은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지난해 11월 LS전선은 대한전선이 자사의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노하우를 유출했다고 주장하며 경찰 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노하우가 설계사무소를 통해 대한전선으로 유출됐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이처럼 두 기업 간 경쟁이 특허뿐 아니라 기술 유출 문제로까지 확대되면서 법적 분쟁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한편 글로벌 전력·전선 업계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노후 전력망 교체 등으로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상황이다. LS전선과 대한전선 모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LS전선은 지난해 27조5454억원의 매출과 1조7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2.5%, 19.4% 증가했다. 대한전선도 매출 3조2820억원에 영업이익 1146억원을 내 매출과 영업이익의 성장세가 각각 5.4%, 43.6%에 달했다.일각에서는 법적 분쟁이 지속되면서 '소송 리스크'가 기업 성장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야 할 시점에 내부 소송전으로 인해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 ▲ 대한전선 당진공장 ⓒ대한전선